부끄러움 코드 - 너와 나를 우리로 만나게 하는 소통의 공간
신화연 지음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부끄러움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아마도 성경에서 찾는 게 옳을 듯싶다.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께서 먹지 말라고 당부하신 나무 열매를 따 먹은 후 자기들이 알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알몸인 채가 부끄럽다는 것을 느끼고 몸을 가린다.  이와 같이 부끄러움은 타인에게 감추고 싶고 숨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때 나타나는 감정이다.  하지만 부끄러운 감정이 부정적이고 비생산적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부끄러움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할 때 자신의 발전도 뒤따라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저자는 《부끄러움 코드(2010.6.10. 좋은책만들기)》의 여는 말에서 자아도취적 뻔뻔 모드가 대세인 사회, 부끄러움을 부끄러워하는 사회에 부끄러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고 적었다.  그리고 현대인의 필수교양일 수 없을 것 같은 부끄러움이, 실은 선한 인간의 사회적 본성을 회복하게 해 주는 감정이라는 것을 알리고픈 마음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p19)라고 밝힌다.




《부끄러움 코드》는 학문적 입장에 비추어 부끄러움에 관한 감정을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부끄러움의 패러독스, 부끄러움의 모순 등 부끄러움이 갖는 이중성을 조명한다.  즉, 부끄러움이 갖는 긍정성과 부정성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부끄러움과 죄의식, 수치심 등 도덕성 문화의 관련성이 논의되고 있는 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부끄러움 문화도 비교해서 알려준다.  그리고 생활 속에서 발견되는 부끄러움을 찾아보는 것으로 본격적인 부끄러움 탐색에 들어간다.  사랑하는 사람이 느끼는 부끄러움,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서의 부끄러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시작되는 부끄러움, 아줌마와 남편의 부끄러움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부끄러운 감정은 타인과 나, 나와 나의 이해가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고통이 될 수고 있으며, 용서와 화해가 될 수도 있음을 말한다.  즉, 부끄러움은 소통의 예술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부끄러움 코드》의 마지막은 부끄러움 감정에게 져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예를 보여준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부끄러운 감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든다.  그리고 의식적으로든 아니든 심리적 과정을 통틀어 부끄러움을 어떻게 적응하여 그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이를 ‘부끄러움의 경영’이라 부른다.




요즘 즐겨 보는 드라마가 있는데 그 작품에는 매번 버럭 큰소리를 질러대고 무심코 지나칠 법한 일도 꼬투리를 잡아 주위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인물이 등장한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큰 형과 인정받는 엘리트로 사회생활을 하는 작은 형과 비교해서 보잘 것 없는 자신의 현실을 부끄러워한다.  나는 그가 부끄러운 마음과 수치심을 감추기 위해 더 큰소리를 치고 신경질을 부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내면에 숨겨진 안쓰러움과 아픔과 고통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가 분명히 그 마음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으며 그를 응원했다.  나는 어떤 부끄러움이 있을까.  나에게는 숨기고픈 어떤 부끄러운 감정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그리고 그 감정에서 자유로워져 진정한 나의 모습과 꼭 만나겠다고 다짐해본다. 




사람이 느끼는 수많은 감정 중에서 부끄러움, 단 하나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참으로 읽을거리도 많고 배울 거리도 많다.  ‘나와 나를 우리로 만나게 하는 소통의 공간’이란 부제로 부끄러움의 감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신선했을 뿐만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공간인 부끄러움을 타인과의 효율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가 충분히 설득력 있게 진행되었기에 저자의 입장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솔직하게 말하면 현재 우리 사회는 부끄러움을 잃어버린 사회,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로 보이는 건 나에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부끄러움의 회복만이 사회와 타인과의 소통 그리고 나와의 소통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 말이다.  지금부터는 부끄러움에 귀를 기울여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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