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 여행기
정여진 글, 니콜라 주아나르 사진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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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2010.5.31. 링거스그룹)》를 읽으면서 여러 개의 물음표가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물음표는 저자에게 묻고 싶은 질문과 나에게 되묻는 질문이다.  첫째는 나는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찾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던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저자는 부모와 형제 ․ 자매가 있는 곳에서 파라다이스를 찾을 수는 없었던가, 하는 것으로 나뉜다.  파라다이스의 사전적 의미는 ‘걱정이나 근심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굳이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나 파라다이스를 찾는 게 옳은 일일까, 파라다이스를 찾았다손 치더라도 그 행복이 진짜일까 궁금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노력과 도전 없이 주어진 환경에서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찾으려는 생각은 호기심도 탐구심도 사라져버린 증거가 아닐까 싶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져왔다.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는 19세기의 시인 랭보에 대한 열병을 앓던 그녀가 랭보가 말년의 대부분을 보낸 동아프리카로 떠나면서 시작된 이야기, 랭보를 닮은 연인 그를 만나면서 죽은 시인을 향한 짝사랑을 멈추게 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와 그녀가 함께 할 파라다이스를 찾아 떠난 여정의 기록이며, 파라다이스란 현실과 동떨어진 환상이 아니라 그와 함께 하는 곳이 바로 파라다이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녀와 그, 한국 여자와 프랑스 남자는 운명과도 같은 만남 이후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들은 함께 파라다이스를 찾아 서아프리카로 떠나기를 모의한다.  탕헤르에서 시작된 여정은 모리타니아, 말리, 부르키나파소를 거쳐 가나의 아크라까지 이어진다.  그들의 여정은 아크라에서 머물게 되면서 끝난다.  그곳에서 그들은 멈춤은 또 다른 출발과 같은 의미이기에 시작과 끝은 공존함을 깨닫게 된다. 




파라다이스를 찾겠다는 열망은 무모한 열정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참을 수 없는 열기로 가득했던 아프리카에서 한계를 경험하면서 그들의 열정은 성숙하고 섬세해진다.  제각각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의 방식을 이해하게 되었고, 세상과 사물을 이해할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아프리카 안에서 찾으려고만 했던 파라다이스는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곳이라는 단순한 진리도 깨닫는다.  사막에 대한 그리움, 아프리카에 대한 그리움은 그 곳을 경험함으로써 아름다움 속에 존재하는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는 너그러움으로 변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꿈꿔왔던 사막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깨어났다.  대신 사랑에 대한 깊은 환상을 갖게 되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사막에 꼭 가야할 이유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제일은 양말 생수다.  이글대는 차 안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끓어버린 생수를 차갑게 만드는 ‘양말 생수’를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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