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그들이 왔다 - 조선 병탄 시나리오의 일본인, 누구인가?
이상각 지음 / 효형출판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미국 페리 제독이 일본에 개항을 요구한 이후 일본은 양이론과 개국론으로 분열된다.  그리고 막부시대가 끝나고 메이지 유신이 시작되면서 서구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일본제국 건설을 지향한다.  자국이 식민지가 될 것을 두려워한 것이리라.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지식인들은 외국으로의 유학에서 서구열강의 제국주의 정신을 답습한다.  그 결과 일본의 부국강병을 위해 그리고 일본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정한론과 조선병탄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제국주의적 식민사관에 눈 먼 일본은 조선을 넘어 아시아 전역을 피로 물들인다.  이 과정에서 일왕을 살아있는 신으로 숭배하고 이를 통해 일본의 군국주의를 지탱한다.  이 책 《1910년, 그들이 왔다(2010.5.31. 효형출판)》는 각종 최신 연구 자료와 서적을 통해 조선의 망국과 병탄 시기에 활약했던 주요 일본인 21명의 실체를 추적(p8)하였다.  이들은 일본이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팽창시키던 시기, 일본 중심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다. 




《1910년, 그들이 왔다》를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일본인들이 조선(우리나라)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이다.  지금까지도 가끔 터져 나오는 독도영유권주장과도 같은 우익의 목소리는 일본 구석진 곳에서 들리는 소수의 의견이 아님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 ․ 일 병탄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식인이라고 불릴만한 인물들의 얼토당토않은 망언은 일본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제국주의 정신 때문이 아닐까, 짐작하게 만든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놀란 점은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하여 죽은 이토 히로부미 한 사람을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막부의 붕괴로부터 시작된 일왕의 개인숭배와 군국주의의 몸통이었던 상징적인 존재 메이지 무쓰히토, 정한론과 천황숭배사상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킨 요시다 쇼인, 무사도를 일본 정신으로 승화시킨 니토베 이나조, 근대 일본의 군사와 정치 토대를 마련했으며 ‘일본 군국주의 아버지’라 불리는 야마가타 아리토모, 명성황후 시해의 주범 이노우에 가오루 등 조선 병탄 시나리오에 참여한 일본인은 너무나 많았다.  그러나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그들의 양심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님을 보여준다.




일본은 과연 변할까.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이 아직까지도 역사 교과서 왜곡, 독도의 자국 영토 주장 등 우익의 목소리를 드높이는 일본은 뿌리부터 철저하게 잘못된 시점으로 조선을 인식하고 있는데, 과연 앞으로는 우리에게 변한 모습을 보여줄까.  나는 그들이 잘못을 깨닫게 되길 진심으로 바라지만, 그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들의 실상을 숙지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일말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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