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흩어진 날들
강한나 지음 / 큰나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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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으로 자주 여행을 떠나는 친구가 있다.  직업이 예술 쪽이라 언제나 자극에 목말라하는 그 친구는 충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느끼면 언제나 일본으로 간다.  그 친구 영향 때문일까.  일본에 가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내 몸과 마음이 변화를 갈구하게 되면 일본이 떠오른다.  아직까지는 그곳에 가 본 적은 없지만 마음 한자리에 일본은 언젠가 떠나야 할 곳으로 자리 잡고 있다.  ‘빈티지 감성 여행에세이, 일본’이란 부제가 붙은 이 책 《우리 흩어진 날들(2010.5.15. 큰나무)》은 왠지 모르게 내가 일본에 갖고 있는 그리움과도 같은 감정을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들었다.  함께 공유하고 그래서 서로 공감하는, 그런 일본을 만나게 되리란 상상을 하며 읽기 시작했다.




사진과 짧은 글을 함께 엮는 형태가 대부분인 여행에세이를 좋아했던 때가 있다.  비록 타인의 시선을 한 번 거쳐 내게 온 세상이지만, 내가 모르는 또 다른 세상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엉덩이가 무거워 떠나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구세주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행에세이를 읽다 보니 저자의 아주 개인적인 감정을 담은 글은 사진으로 담겨 내 앞으로 온 타국, 타지를 오롯이 나만의 감성으로 감상할 수 없게 만드는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저자의 감정을 강요하는 듯 느껴져 불쾌해 지기도 했다.  물론 모든 여행에세이에서 불편함을 느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동안 읽었던 많은 여행 에세이 덕분에 나는 전 세계 이곳저곳을 불편하지 않게 돌아다닐 수 있었고, 여행 에세이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여행지와는 상관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책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책을 읽기 전에는 어떤 글이 담겨졌는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 책 《우리 흩어진 날들》을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일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건지, 저자의 상처받은 속내를 풀어내고 싶은 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옛 상처를 독자가 위로해 주길 바라는 건지.  물론 일본 구석구석의 화려하지 않은 역사를 간직한, 그래서 설명이 없다면 어떤 감흥도 느낄 수 없는 사진에서는 친절한 설명이 곁들여지기도 한다.  가끔 등장하는 옛 사랑에 대한 추억, 옛 사랑에 대한 자책감과도 같은 글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하나의 단점이 수많은 장점의 빛을 사그라지게 한다고나 할까.  사람들마다 어떤 대상에서 얻고자 하는 바가 다르고, 느끼는 바가 다르니 내 감정은 내 감정일 뿐이다. 




이 책에 붙은 부제를 곰곰이 되짚어 보니, 빈티지란 단어에 시선이 꽂혔다.  그러고 보니 화려하고 강렬한 일본 문화가 아닌 잘 가꾸고 다듬어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낡고 오래된 문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오사카에 가면 오사카 성을 보고 싶었고, 히로시마에 가면 히로시마 성을 보고 싶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낡고 오래된 문화를 찾으러 오사카, 고베, 나라, 히로시마, 나가사키, 교토, 도쿄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았을 저자가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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