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 행복한 오기사의 스페인 체류기
오영욱 지음 / 예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군대에서나 쓰는 무겁고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헬멧을 쓰고 다니는, 오기사 만의 독특한 카툰은 유명하다.  나는 그의 카툰을 몇 년 전에 처음 접하였다.  그 후 간혹 저자의 블로그를 방문해 재미있는 카툰을 즐기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의 책을 언젠가 읽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눈에 띄어 반가운 마음에 빌려왔다.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2006.8.1. 예담)》는 저자가 스페인에 체류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일상의 시간을 담은 책이다.  외국에 나가면 가장 큰 두려움은 언어다.  의사소통에서 벽을 느끼게 되면 들리는 건 모조리 소음이고 그들 안에서 나란 존재는 아주 작아지게 된다.  이 책의 처음부터 저자가 언어 때문에 난처했고 두려웠던 마음이 잘 나타나있다.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카툰을 보면서 안쓰러운 마음도 생겼지만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나온다.  키득키득 웃게 된다.  맥주, 콜라, 와인, 물, 오렌지 주스, 이 다섯 개가 가장 중요한 단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깔깔거리면서 웃게 된다.  내 웃음은 저자를 비웃는 의미가 아니다.  깊은 동감과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이다. ^^




저자는 스페인에서 체류하면서 배운 그들 문화와 우리 문화의 다른 점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바르셀로나에서 거의 유일한 한국인이자,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그가 직접 부딪쳤던 상황들이 담겨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생긴 해프닝, 생각한 것과는 다른 말이 나와 버려 생긴 해프닝 등 수많은 해프닝들이 책 속에 있다.  특히, 저자의 실수가 유머러스하게 승화되어 있는 게 장점이다.  당시에는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상상만으로도 아찔하지만, 계속되는 그의 실수담을 읽으면서 피식 웃음이 난다.  난처하고 난감했을 당시 상황을 재치 있게 그려낸 저자의 유쾌함이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움이 된다.




이 책에는 또한 저자의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도 담겨 있다.  여유롭게 자유롭게 살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고향에서 먼 곳, 스페인에서의 생활이 왜 힘들고 어렵지 않았을까.  하지만 저자는 타지에서 홀로 있다고 느껴질 때의 외로움, 고독함 그리고 이방인으로 느껴질 때의 씁쓸함 등의 감정들을 마음에 드는 카페 창가 자리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금방 잊어버리는 듯 긍정적인 시선을 보여준다. 




저자는 바르셀로나에서 걸어 볼만한 골목길, 가 볼만한 카페, 먹어 볼만한 음식 등 ‘볼만한 시리즈’를 제공한다.  나는 바르셀로나에 가서 ‘볼만한 시리즈’에 등장한 그 곳을 갈 수 있을까.  꼭 가고 싶다.  이 책은 공공장소에서 읽으면 절대 안 된다.  특히, 회사에서는 읽지 말 것.  피식, 키득, 웃다가 딴 짓하는 것을 금방 들켜버릴 게 뻔하다.  그래도 참지 못하겠다면 미리 변명거리를 생각해 두는 게 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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