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리혜성과 신라의 왕위쟁탈전
서영교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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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미즘, 샤머니즘, 시조신 숭배 등 석기시대부터 내려 온 원시신앙은 불교가 수용된 삼국시대에 들어와서도 민간에 널리 퍼져있었다고 한다.  고대인들은 특히 자연의 힘에 두려움과 존경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는데 정착생활을 시작하고 농경사회를 이루면서 하늘을 숭배하는 의식이 행하여지게 된다.  그리고 농업이 경제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하늘을 공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일차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천문을 관측하고 기록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풍부한 천문지식을 갖게 되었어도 고대는 현대와 달리 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해석할 수 없는 시대였기 때문에 일상과 다른 심상치 않은 현상, 예를 들면 일식이나 혜성의 출현과 같은 자연현상을 재앙의 신호로 보기도 했다.  작년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미실」에서 자연현상을 권력 강화 수단의 도구로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고대시대에 설명할 수 없는 자연현상은 백성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고 지배계층의 권력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핼리혜성과 신라의 왕위쟁탈전(2010.4.16. 글항아리)》은 하늘을 섬겼던 고대인, 특히 신라인들에게 혜성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졌는지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한다.




《핼리혜성과 신라의 왕위쟁탈전》은 우리 기록에 보이지 않는 혜성 관련 기록을 어떻게 역사 해석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그 타당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또한 인공 불빛이 전혀 없었던 시기에 까만 하늘을 불태웠을 거대한 혜성이 사회적,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그리고 내부적으로 불안했던 시절에 혜성의 출현이 어떤 의미를 부여했을지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국문학계에서만 연구가 이루어진 「혜성가」와 「도솔가」의 성격, 창작 시기와 당시 신라 상황을 그리는데 중점을 둔다.  그리고 혜성이란 천체가 신문왕대와 혜공왕대의 사건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펴본다.  또한 신라 말 왕위쟁탈전이 벌어졌을 때 혜성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고문서에 나타난 혜성 기록을 제시하면서 신라의 왕들에게 어떤 압력으로 작용했을지, 신라의 왕들은 위기를 피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등 다양한 상황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현대인은 혜성을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쇼로 보지만 불길한 징조로만 보였을 과거의 시간들이 되살아나는 듯해서 당시 불안했던 상황이 눈앞에 그려졌다.  그러나 반듯이 혜성이 출현하면 전쟁이나 반란이 일어나는 건 아니었다.  혜성이 출현했지만 평화로웠던 시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혜성의 출현은 사람들의 두려움과 불안감을 고조시키지만 그것의 출현으로 불길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겠다.  단지 혜성의 출현으로 일어나는 부정적인 효과를 이용하려는 무리들이 낸 꾀가 아니었을까. 




이 책은 혜성이 나타났을 때 신라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신라 후기 왕위쟁탈전이 벌어졌을 때 혜성이 나타난 이유와 왕이 죽임을 당해야만 했던 이유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아 보여준다.  그런데 누군가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이라 여겼던 혜성이 비단 우리 역사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눈을 반짝이게 만든다.  카이사르가 죽었을 때도 혜성이 나타났다니, 혜성은 정말 불길한 징조일까.  저자의 접근법이 흥미롭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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