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아이들
양석일 지음, 김응교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 때문에 희생당하는 아이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더 이상 놀랄 일도 없으리라 여겼다.  전쟁터에서 살인병기로 쓰이면서 마약 중독자가 되어 버린 소년들과 성적학대를 당하다가 원치 않는 임신으로 차일드 마더가 된 소녀들, 영원히 헤어 나올 수 없을 듯 보이는 가난 때문에 하루 종일 돌을 깨는 노동에 시달리거나 몸을 파는 일을 하는 아이들, 부모가 어린 아이를 매춘업소에 팔거나 매춘업자가 어린 아이를 납치하는 등 꿈을 잃어버린 채 시들어가는 아이들의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던 게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소설 《어둠의 아이들(2010.4.5.문학동네)》을 읽으면서 나는 또 다시 놀랐고 가슴을 쓸어 내렸으며 구토증을 느껴야만 했다.  대체 언제쯤이면 이런 비현실적인 사건들을 옛날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고 안도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면서. 




이 책 《어둠의 아이들》은 매우 사실적이다.  아동매매와 아동매매춘 현장을 이보다 더 자세히 묘사한 글을 지금껏 읽은 적이 없다.  게다가 아동성애자들에게 학대당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차마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폭력적이다.  《어둠의 아이들》이 소설이라는 이유로 ‘사람이 이렇게까지 비인간적이고 잔인할 수는 없으리라’는 일말의 기대를 걸어보며 이 이야기가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 또 바라보지만 가슴이 답답해져 오는 건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도 어둡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현장에서 단 한 명의 아이라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기에 미래는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이 소설의 무대는 타이.  여덟 살짜리 센라가 만이천 바트, 우리나라 돈으로 약 삼십육만 원에 팔리는 장면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매춘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장기밀매에 센라가 희생되는 비극적인 장면이 이야기의 끝을 장식한다.  소설의 처음은 어린 생명이 어른들에게 어떻게 유린되는지,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들을 먹을거리로 유혹하는 손길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를 알려주는데 할애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맞서 아이들을 구해내려고 노력하는 NGO들의 활동 상황을 보여주면서 소설은 중반으로 들어선다.  사창가에 팔려 에이즈에 걸린 소녀를 구하기 위해 애쓰던 NGO들은 정부와 군, 경찰이 모두 하나가 되어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절망적인 상황,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힘든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던 중 타이 어린이들이 장기매매에 희생되고 있는 또 다른 무서운 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아동매매와 아동매춘 그리고 아동장기매매까지 소설 《어둠의 아이들》은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추악한 진실을 모두 보여준다.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까지 충격적이고 잔혹할리는 없으리라고 고개를 흔들어 부인해 보지만, 하루하루 비참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려 마음이 무거워진다.  《어둠의 아이들》을 읽는 시간이 너무나 힘겨웠기에 ‘꼭 이렇게 잔인하고 폭력적으로 글을 써야만 했을까’라는 원망도 해 보았지만, 사실적인 묘사덕분에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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