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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종말시계 - '포브스' 수석기자가 전격 공개하는 21세기 충격 리포트
크리스토퍼 스타이너 지음, 박산호 옮김 / 시공사 / 2010년 2월
평점 :
유가가 요동 칠 때마다 전 세계 경제는 무기력하게 휘청거린다. 유가가 상승하면 생필품을 비롯해서 덩달아 가격이 상승하는 게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내가 유가 상승을 피부로 느낄 때는 주유소에서다. 휘발유 가격이 1,200원 대였을 때는 1,500원 대로 올랐을 때 깜짝 놀랐고, 1,500원 대가 적응될 무렵 1,700원 대로 올랐을 때는 화가 났다. 지금은 2,000원 대로 오르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무한 자원이 아닌 석유는 그 양이 급속도로 줄어들 테고, 언젠가는 아예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 할 테니 휘발유 가격이 어느 선까지 상승할 지는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다. 그러면 석유에 의존하는 우리의 삶은 과연 어떻게 변할까. 이 책 《석유종말시계(2010.2.22. 시공사)》는 석유의 공급 부족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매우 구체적이며 사실적인 전망을 제시한다(p11). 그리고 유가가 단계적으로 인상되는 동안 우리의 일상적인 삶이 어떻게 변화할 것(p13) 인지를 보여준다.
《석유종말시계》는 유가가 1갤런 당 4달러, 6달러, 8달러 등 2달러씩 상승해서 급기야 20달러에 도달했을 때 우리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적고 있다. 솔직히 책을 읽기 전까지는 고유가 시대, 더 나아가 석유가 고갈되었을 때의 상황을 그려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느꼈다. 자가용과 비행기,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없으면 먼 거리를 어떻게 이동할 것이며,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주문했을 때 하루 만에 받아보기란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그리고 원유를 통해 우리가 얻는 많은 물품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면 얼마나 불편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가 석유에 의존하는 삶을 누리고 있다는 의미로 재해석 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이 책에서 보여주는 고유가 시대의 삶은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좋은 쪽으로 변화하리란 기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도로 위에서 차는 사라질 것이고 그러면 하늘과 공기는 맑아지리라. 그리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 몸을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많아질 테니 비만이 사라지리라. 쓰레기를 덜 배출해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농산물의 산지가 가까워지면서 신선한 음식물 섭취가 가능해 지리라. 물론 항공사와 석유기반시설, 관광산업, 대형마트 등의 암울한 미래가 세계 경제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걱정스럽지만 말이다.
에필로그에서 보여주는 ‘휘발유 가격이 1갤런 당 20달러 하는 세상’은 불편하거나 불쾌해 보이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우아하고 세련되게 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언젠가 다큐멘터리에서 현재 전 세계의 「전기차」개발 현장을 보여준 적이 있다. 당시에는 전기차가 필요할까를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은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부터라도 고유가 시대와 석유 종말 시대를 미리 준비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