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서브 로사 3 - 카틸리나의 수수께끼 로마 서브 로사 3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내가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으뜸으로 꼽는 것은 마지막장을 읽을 때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로마 시대에 뚝 떨어진 것만 같은 환상에 빠지게 된다는 것도 꼽을 수 있다.  실존했던 인물을 등장시키고, 실제 발생했던 사건을 재구성한 소설은 내 몸뚱이와 정신이 마치 로마 공화정 시대에 살아있었던 것처럼 느끼도록 만든다.  이런 즐거움을 대체 어디서 누릴 수 있단 말인가.  더듬이 고르디아누스와 함께 하는 <로마 서브 로사>에서만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로마 서브 로사 3 - 카틸리나의 수수께끼(2010.3.19. 추수밭)》는 키케로와 카틸리나의 대결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책을 펼쳐서 맨 앞장의 로마사 연표를 보면 BC 63년에 키케로가 집정관에 취임하였고 카틸리나의 역모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적고 있다.  소설의 이야기는 바로 이 시기의 사건이다.  집정관 키케로는 자신의 정적인 평민파 정치인 카틸리나와 목숨 건 담판을 벌이는데, 정정당당한 경쟁이 아니라 음모와 간계가 판치는 비열한 정치 세계를 보여준다. 




마흔일곱 살의 고르디아누스는 자신을 농부라고 소개하는 세 아이의 아버지로 등장한다.  로마의 시끄럽고 어지러운 정치 세계에서 멀어져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골 생활에 젖어 있던 고르디아누스는 키케로의 부탁으로 왔다는 카일리우스의 방문으로 또 다시 불안해 진다.  카일리우스는 카틸리나의 은신처 제공을 부탁하고, 그가 떠나면서 남겼던 수수께끼 같은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었던 고르디아누스는 고민에 빠진다.  그러다가 마구간에서 머리 없는 시체가 발견되고 이는 분명 카일리우스가 남겼던 말과 관계가 있으리라 짐작한 우리의 주인공은 카틸리나의 은신처 역할을 승낙한다. 




수수께끼를 내기보다 풀기를 더 좋아하는(P151) 고르디아누스는 자신의 집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이 키케로와 카틸리나의 권력 다툼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누구를 믿어야 할지 마지막까지 정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고르디아누스는 1권과 2권에서 보았던, 더듬이라 불리던 인물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는 보호해야 할 가족이 있는 가장의 역할에 충실한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듬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마지막에는 자신의 가족에게 처한 위험을 감지하고 무사히 구출해 낸다.  역시 고르디아누스의 실력은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로마 서브 로사 3 - 카틸리나의 수수께끼》는 키케로와 카틸리나의 중간에서 갈팡질팡하는 고르디아누스를 그린다.  게다가 이야기의 중심이 키케로와 카틸리나의 다툼에 맞추어져 있기에 더더욱 고르디아누스가 할 일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3권에서 고르디아누스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생각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책을 덮은 후에야 비로소 3권에서 고르디아누스의 역할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는 곧 마지막 단 한 줄까지 읽어야만 모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역사의 기록에서 카틸리나는 영웅과 악당으로 번갈아가면서 평가되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악당 쪽으로 크게 치우쳐 있는 게 사실인 듯 보인다.  카틸리나는 패자이고 역사는 승자의 몫이기에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더더욱 그럴 것이다.  이 소설에서 카틸리나는 매력적이고 달콤한 정치가로 묘사된다.  그리고 믿었던 친구들에게 배신당하는 불운한 정치가로 묘사한다.  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나는 카틸리나가 악당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란다.  카틸리나의 절망 섞인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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