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의 즐거움
하성란 지음 / 현대문학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의 백미는 단연 식사시간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간식시간, 아니면 야식시간이 아닐까.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정겨운 장면은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집도 있으리라.  바로 이 소설 《식사의 즐거움(2010.2.26. 현대문학)》에 등장하는 남자의 집의 식사시간은 공포의 시간이다.  그리고 두려움의 시간이다.  언제 아버지의 비위가 뒤틀려 밥상에다가 발길질을 할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기에 위태롭고 위험해 보인다.




포마이카 밥상에 삼시세끼를 차려 먹는 남자네 집은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의 기에 눌려 불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어머니, 자신의 부모가 바뀌었다고 믿는 남자, 이렇게 세 식구가 산다.  어머니는 식사를 준비하면서 몰래 술을 마시다 알코올 중독이 되었고, 남자는 자신의 친부모를 찾기 위해 집을 나와 버린다.  아버지가 걸핏하면 밥상을 엎는 남자네 집은 포마이카 밥상의 네 귀퉁이 중에서 성한 곳이 하나도 없는 것과 같이 상처투성이다.  개개인의 상처 속에서만 살아가는 이들은 서로를 보듬지 못하고 각기 제각각의 삶을 살아간다.  세 사람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미 가족이 아니다.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 남자는 자신의 부모를 찾았다고 믿고 새로운 포마이카 밥상을 꿈꾼다.




《식사의 즐거움》은 이상하리만치 가족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뒤를 쫓는다.  그 남자는 ‘기억과잉증’이라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로 한 살 때의 기억, 고등학교 때의 기억을 바로 어제 일처럼 머릿속에 저장하고 있다.  바로 그 기억 때문에 행복하지 못하고 불안했던 남자는 그 기억을 잊을 수 있는 또 다른 기억을 갖게 됨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된다.




《식사의 즐거움》은 작가 하성란이 1998년에 출간했던 소설이다.  그리고 꼭 12년 만에 이전의 소설을 수정하여 새로이 출간하였다.  포마이카 밥상, 바퀴벌레 등 12년 세월동안 사라져 버린 낯선 풍경들이 이 소설에서 펼쳐지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이 소설은 과거에 쓰여 진 소설이지만 꼭 미래를 내다보고 쓴 것만 같은 느낌이다.  과거보다 현재에 더 중요해진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소설은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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