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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관음 1
하이옌 지음, 김태성 옮김 / 아우라 / 2010년 2월
평점 :
나는 중국문학에는 문외한이다. 지금껏 읽었던 중국소설로는 양쯔쥔의 <사자개>와 싼마오의 <흐느끼는 낙타>, <사하라 이야기>가 전부인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소설과 작가들은 좋아하고 즐겨 읽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소설과 작가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해도 될 정도다. 홍보가 부족해서인지 눈에 잘 띄지 않고 그래서 관심도 갖지 않게 된다. 아무래도 중국소설을 비롯해서 중국문학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한 탓이다. 이번에 읽게 된 《옥관음 1,2권(2010.2.25. 아우라)》도 평소처럼 그냥 지나칠 번한 소설이다. 언뜻 본 소개 글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는데, 『이 소설은 청춘의 욕망이 이해의 범주가 아니라 결심의 영역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그런 면에서 이 소설은 젊은 날의 최인호나 박범신의 소설과 닮아 있다』라는 내용이었다. 박범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인지라 ‘그의 소설과 닮아있는 소설’이라는 문구에서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궁금하면 확인을 해봐야 직성이 풀리니 읽을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책 제목인 『옥관음』의 의미가 궁금했다. 옥관음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2권을 읽기 시작하면 바로 등장하는데, 주인공 양루이가 자신의 목숨보다 더 사랑하게 되는 여인 안신의 목걸이가 옥관음이다. 옥관음은 옥으로 된 목걸이로 안신의 어머니가 불운이 계속되는 딸을 생각해서 영험하기로 소문난 절에 가서 특별히 만들어 온 것이다. 책 표지에서 목걸이를 손으로 쥐고 있는 여인이 바로 옥관음을 걸고 있는 안신이란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은 부잣집 딸 베이베이와의 결혼을 앞둔 주인공 양루이가 파혼을 선언하며 미국에서의 멋진 삶을 뿌리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파혼을 한 이유는 자신의 사랑, 안신에게 돌아가기 위해서다. 이 소설은 양루이가 안신을 찾기 위해 그녀의 고향으로 가는 여정과 그녀를 회상하는 과거의 시점이 교차하면서 진행된다. 안신에게는 주인공 양루이 외에도 두 명의 남자가 더 있는데, 세 명의 남자 사이에서 행복과 불행을 줄기차게 겪는 곡절 많은 안신의 삶이 이 소설의 주요 뼈대이다. 그리고 안신을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양루이의 삶도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안신과 양루이의 삶은 좋게 말하면 열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고, 나쁘게 말하면 무모하다고 할 수 있겠다. 불을 향해 두려움 없이 달려가는 불나방이나 자신의 몸을 녹이면서 주위를 밝히는 초를 가리켜 흔히 열정적이고 강렬한 사랑의 힘을 이야기하지만, 힘들고 아플 게 눈앞에 보이는데도 걸어가는 건 무모하지 않는가. 나는 벌써 사랑의 위대한 힘 따위는 믿지 못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양루이와 안신의 삶은 열정적이라기보다는 너무나도 고단해 보여 안쓰러웠다.
이 소설은 중국에서 이백만부가 넘게 판매되었고,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고 한다. 이미지로 보면 그들의 사랑이 아름답게 보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