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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에이브러햄 J. 트워스키 지음, 최한림 옮김, 찰스 M.슐츠 그림 / 미래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도서관에서 특별히 빌릴 책이 없더라도 어슬렁거리면서 -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가지 않도록 살금살금 - 마구잡이로 이 책, 저 책 들춰보는 시간을 즐긴다. 이 시간만큼은 일부러 관심 분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이리저리 기웃거리는데, 간혹 예상치 못했던 큰 수확을 할 때가 있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2010.3.5. 미래사)》의 저자 에이브러햄 트워스키의 책을 발견한 것도 바로 그 때였다. 찰스 슐츠의 만화로 유명한 〈피너츠〉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책이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에 대강 훑어본 기억이 난다. 정신과 의사이자 박사인 저자가 〈피너츠〉 만화를 통해 정신치료, 심리상담 등을 시도한 책이라는 소개 글을 읽으면서 참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 이 책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의 출간 소식을 듣고 망설임 없이 읽기 시작했다.
우선 만화 〈피너츠〉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찰스 슐츠가 만들어낸 귀여운 등장인물들은 단지 독자를 웃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심리학의 중요한 원칙들을 아주 단순하게 그려내고 있다(p4)」고 말한다. 부정적이고 자존심이 약하며 실수만 해대는 찰리와 그와는 정반대 인물로 그려지는 루시 등의 말과 행동은 웃음을 터지게 만드는 재치가 있다. 하지만 〈피너츠〉는 그 안에서 나 혹은 타인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제3자 입장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됨으로써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면에서 잠시 웃다 잊어버리고 마는 단순한 만화와는 다르다고 하겠다. 이런 의미에서 만화 〈피너츠〉는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해하는 많은 감정과 생각들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을 주는 정신치료와 심리상담 등과 잘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겠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는 13가지 주제로 나누어 부정적이거나 우울하거나,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거나 책임감이 부족하거나 결정을 잘 내리지 못하는 등 행복한 삶을 누리는데 방해가 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런 이미지를 탈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바로 저자의 목적이지만, 이 책에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단지 보여줄 뿐이다. 나의 모습일 수도 있고, 내 가족이나 친구의 모습일 수도 있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 스스로 저절로 이해하고 깨닫도록 만든다. 이는 찰스 슐츠의 만화가 큰 도움이 되는데, 찰리 브라운과 그 친구들의 대화를 읽다 보면 그 속에 감추어진 의미가 쉽게 이해되는 게 정말 신기할 정도다.
‘도대체 내게는 좋은 일이 언제 시작될까?’라는 생각을 한다면 ‘지금 당장 시작될 것이다’라고 바꿔서 생각하는 건 어떨까?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유쾌한 이미지를 찾아내서 믿는 것이 바로 행복한 삶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출발선은 멀리 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