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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서브 로사 2 - 네메시스의 팔 ㅣ 로마 서브 로사 2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스티븐 세일러의 《로마 서브 로사》 시리즈가 『네메시스의 팔』이란 제목으로 다시 돌아왔다. 《로마 서브 로사 2 - 네메시스의 팔(2010.1.15. 추수밭)》은 1권으로부터 8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이다. 세월이 흘렀어도 고르디아누스의 더듬이는 여전할까. 더 예민해졌을까, 둔해졌을까. 첫 장을 넘기는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진실을 향해 모든 감각을 곧추 세우고 있는 더듬이 고르디아누스는 베테스타와 양아들 에코와 함께 생활한다. 8년 전보다 더 안정적이고 편안해 보인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자신을 마르쿠스 뭄미우스라고 소개한 거구의 남자의 갑작스런 방문을 받으면서 또 다시 고르디아누스의 모험은 시작된다.
『네메시스의 팔』은 1권 「로마인의 피」와 마찬가지로 살인사건이 스토리의 주요 뼈대를 이룬다.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1권과 다른 점을 말하자면 고르디아누스의 곁에는 아들 에코가 있다는 점이다. 에코는 말을 못하지만 고르디아누스의 파트너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며 진실에 다가가는 모습은 소설에서 볼거리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그리고 1권에서는 키케로의 존재감을 드러내 보인 존속살인과 두 형제를 죽이는 사건을 다루었다면, 2권에서는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시기를 배경으로 로마시대 노예들의 참상을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다.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진압하고 폼페이우스, 카이사르와 함께 3두정치를 시작한 크라수스가 살아 돌아온 것만 같은 생생한 인물 재연도 이 소설에서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이야기의 시작은 1권에서 등장했던 재력가 크라수스의 별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이다. 크라수스의 별장을 관리해 오던 루키우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것이다. 크라수스는 루키우스가 죽은 날 밤 도망간 노예 두 명을 범인으로 지목하고, 루키우스의 장례식 뒤풀이로 검투사 시합을 제안한다. 그 뒤 한 노예가 주인을 살해하면 그 집의 모든 노예가 죽어야 한다(P104)는 오래된 로마법에 따라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노예를 죽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고르디아누스는 어이없는 죽음을 당할 위기에 처한 노예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까.
《로마 서브 로사》는 반드시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야만 이야기의 끝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앞을 미리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깜깜한 어둠속에서 조심스럽게 한발자국씩 걷는 기분이다. 간담이 서늘하고 조마조마하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최고의 추리소설이다. 『네메시스의 팔』은 1권과 마찬가지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잠자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였다. 3권에서는 어떤 정치인이 등장하고 어떤 사건으로 스토리를 이어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