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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모른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 혹시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은 모른다고 할 수 없으리라. 게다가 작년 겨울에 개봉했던 한국영화 「백야행」의 원작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었기에 더 이상 그를 모르는 이는 없으리라 예상한다. 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처음 접한 시기는 2007년 가을 끝자락에 「흑소소설」을 통해서였다. 그리고 그 이듬해 따뜻한 봄에 「방황하는 칼날」로 또 다시 그를 만났다. 그 뒤 히가시노 게이고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이며, 함께 성장하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캐릭터인 ‘가가 교이치로’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의 모든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추리, 미스터리, 유머 등 어떤 장르라도 그의 글은 높은 흡입력을 뽐내며 한번 읽기 시작하면 중간에 멈출 수가 없다. 그래서 히가시노의 새로운 작품의 출간소식이 들리면 어떤 내용일까, 얼마나 재미있을까, 기대되고 떨린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예전에 자동차부품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교통경찰의 밤(2010.1.15. 바움)》을 썼다고 말한다. 표지 뒤편에는 『달리는 흉기 안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공포의 향연』이라는 문장으로 이 책을 소개한다. 자동차 사고를 아직 경험하진 못했지만 가끔 위험한 순간을 넘긴 후 식은땀이 흐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도로위에서 달리는 차가 얼마나 위험한 흉기로 변할 수 있는지 잘 알기에,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가 ‘교통사고와 교통경찰’이라는 테마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냈을지 정말 궁금했다.
《교통경찰의 밤》은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가 모든 사람들이 놀랄만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진실을 밝혀내 사건을 해결하는 〈천사의 귀〉, 신호를 무시한 사람과 자동차가 부딪혔을 때 모든 책임은 자동차 운전자에게 돌아가는 도로교통법을 꼬집고 있는 〈분리대〉, 초보운전자를 놀려주려는 장난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위험한 초보운전〉, 운전 중 무심코 차창 밖으로 던진 물건이 흉기로 변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버리지 마세요〉 등 자동차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소름 끼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스토리를 히가시노는 지루할 틈도 주지 않고 흥미롭게 끌어간다. 《교통경찰의 밤》에서 작가는 교통사고 앞에서 변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을 상대하면서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교통경찰의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동차가 얼마나 위험한지 인지하도록 만들며, 운전하면서 무엇을 조심해야할지 인식하게 된다. 재미로 읽는 소설이 아니라 내 운전습관을 돌아보게 만드는 유익한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