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싱글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964년에 처음으로 출간되었었다는 《싱글맨(2009.12.1 그책)》을 나는 2009년과의 이별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읽게 되었다. 우리는 매일 이별과 마주하면서 살아간다. 좁게는 매일 어제의 나와 이별을 하고, 넓게는 매일 모든 생명체에 적용되는 시간과 이별을 한다. 너무나 익숙해서 이별이라는 느낌조차 없다. 그래서인지, 미리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는 누구나 무력해진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은 남겨진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수도 있을 만큼 큰 영향을 끼친다.
이 소설 《싱글맨》은 동성 애인의 죽음으로 홀로 남겨진 한 남자 ‘조지’의 어느 하루를 보여준다. 분명 조지의 많고 많은 날 중에서 어느 하루이지만, 조지에게는 변화의 작은 조짐을 엿볼 수 있는 어느 하루이다. 동성 애인인 ‘짐’의 죽음을 잠에서 깨어난 아침부터 절절히 느끼는 조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소설은 시작한다. 애인과 함께 살던 집에서 홀로 깨어 외로운 아침을 맞이한 조지는 쓸쓸한 집을 뒤로한 채 출근길에 오른다. 대학교 교수인 조지는 강의실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만난다. 조지는 학생들 앞에서 당당하지 못하고 무엇인가를 망설이는 것만 같은 모습이다. 그는 짐이 사랑했던 여자 그리고 지금은 죽어가는 여자 도리스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살아있는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 체육관에서는 십대 소년과 함께 윗몸일으키기를 하면서 생동감을 느끼기도 한다. 충동적으로 친구인 샬럿의 집으로 가기로 한 조지는 그곳에서는 행복함을 느끼지 못한다. 술집에서 만난 케니와의 대화에서 조지는 활력과 더불어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그리고 또 다시 홀로 남겨진 조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이 소설에서 조지는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불안하고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의 자전적 모습이 담긴 작품이라고도 하지만, 어느 하루 동안 경험한 일들을 통해서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는 설정은 필연과도 같은 우연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인생의 축소판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아 흥미로우면서도 슬프기도 했다. 《싱글맨》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