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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소연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은 처음이다. 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축에 속했었다. 그러니까 삼사년 전에는 싫어했었고, 작년부터는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뜨뜻미지근한 상태였다고 보면 정확하다. 그런데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두 명의 작가를 알게 되었고, 그들을 통해 자극적이거나 지루하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읽히는 일본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로부터 여러 명의 일본 작가의 작품을 읽기 시작했고, 오늘은 오기와라 히로시라는 작가의 《회전목마(2009.10.25. 북홀릭)》를 읽게 되었다. 지금은 일본작가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도 처음 접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을라치면 조심스럽다. 그런데 《회전목마》는 제목에서 주는 친근한 느낌이 강해서인지 편안하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재미있다. 깔깔대며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연출되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말한 건 아니다. 《회전목마》는 오히려 어찌 보면 지루하기까지 하다. 공무원 사회를 가리켜 흔히들 경직성과 비전문성, 낮은 생산성 등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그와 같은 점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표현해 놓았다. 소설을 읽는 나는 여전히 그들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타인이기에 그들에 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그들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니 이상하게 웃음만 나오더란 말이다. 분명 유쾌한 웃음은 아니니, ‘재미있다’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도 같다.
이 소설에서 또 재미있는 부분은 지방공무원 9년차인 주인공 토노 케이치의 아들 텟페이가 ‘아버지의 일’이란 제목으로 작문을 쓰는 상황이다. 아이의 눈에 비친 아버지의 일은 소설 처음에서 마지막까지 여러 차례 바뀌는데, 변화되어 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게 그려진다.
이 소설의 제목이자 소설 속에도 등장하는 「회전목마」는 떠올리면 저절로 미소 짓게 되는 예쁜 추억과 어울리는 단어이다. 케이치 가족에게도 회전목마는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