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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날들 - 일상을 축제로 만드는 시간
김신회 지음 / 웅진윙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속해 있는 단조롭지만 복잡한 생활을 뒤로 하고 훌쩍 떠나기만 하면, 그리고 나를 알아보는 이 단 한 사람도 없는 곳으로 떠나기만 하면, 마음이 편해지리라 상상했었다. 이곳만 아니라면 그곳이 어디든지 평온하게 쉴 수 있으리라 상상했었다. 지금껏 살아온 생활방식과는 전혀 다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신선함과 새로움에 도취될 나를 상상할 수 있기에, 낯설고 어색한 방 안에서 홀로 잠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두려움, 홀로 끼니를 때워야한다는 막막함 따위는 잊을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여 주었다. 하지만 이 책 《가장 보통의 날들 (2009.10.13. 웅진윙스)》에서는 그곳에도 이곳에서와 같은 외로움이 존재하며, 스트레스가 있고 아쉬움이 있고, 그리고 이별이 있다는 말로, 떠나는 것은 전혀 특별한 시간만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 준다. 다시 말해 떠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려 하는 것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떠나는 것 역시 일상의 연속일 뿐, 그곳에서도 이곳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간의 흐름이 적용되는 「보통의 날들」이 반복되는 곳임을 알려준다. 그러나 어렵게 마련한 비행기 티켓이 아깝다고 느끼지 않도록, 따뜻한 집을 놔두고 고생스럽게 떠나온 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내가 떠나간 그곳을 특별하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이 책에 녹아있다. 단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두 번째, 세 번째의 방문을 상상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로 기억하게 만드는 방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마냥 길 위를 걷다가 발견한 마음에 꼭 드는 장소, 주인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단골 식당, 갈증을 해소시켜주었던 그라니테 등 가끔 생각나면 그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게 만드는 그 무엇을 만들면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가장 보통의 날들》은 비록 떠나간 곳이 떠나온 곳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의 시간이 흐르는 곳이라고 할지라도, 「일상을 축제로 만드는 시간」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인 것이다. 《가장 보통의 날들》은 책을 읽는 내내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날, 여행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속삭인다. 너무나도 달콤한 속삭임이기에 거부할 수 없다. 가장 보통의 날들 속으로 성큼 들어설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