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김호기 지음 / 민트북(좋은인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간혹 주위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런 삶의 변화를 겪게 되는 사람들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들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변화이기에 마음의 준비를 할 여유도 없었을 것이고,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오랜 시간 고심한 끝에 결정한 긍정적인 변화가 아니었기에 더 충격을 받고 절망에 빠지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괴로울까.  나는 그들의 심정을 힘들고 괴롭기만 할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들려오는 소식은 의외로 달콤하고 고소했다.  어라, 이거 뭐야, 원망과 실망으로 깊은 어둠 속에서 헤매고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내 걱정은 터무니없는 기우였단 말인가.  그 때 떠나간 사람들의 빈자리가 말하는 속삭임이 들리는 듯 했다.  사람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떠나거나 남거나의 갈림길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진리, 그래서 원래 정해진 자리는 없다는 진리를 말이다.  그러니 낙담할 필요도, 절망할 필요도 없이 다시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는 어렵지만 쉬운 진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 《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2009.9.2 좋은인상)》의 출간소식을 접하였을 때, 평생 바이올린만 바라보았던 음악가가 손가락의 이상으로 더 이상 바이올린을 켤 수 없게 되었을 때 얼마나 크게 낙심했을까를 먼저 떠올렸었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마에스트라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기까지 어떤 장애물이 있었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의 절망과 또 다른 희망이 교차하는 힘든 결정의 시간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예상 외로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다.  《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에서는 바이올린과 함께 보낸 꿈같은 시절, 바이올린을 켤 수 없게 되어 부산시립교향악단에 사표를 제출하고 돌아 설 때, 그리고 먼 타국에서 바이올린 제작 공부에 힘썼던 시간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바이올린을 팔아야만 했던 사연 등 삶의 길은 『바이올리니스트』 하나라고 여겼던 시간들이 부서지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바라보아야만 했지만, 또 다른 길을 찾아 용감하게 떠난 씩씩한 저자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든 바이올린으로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고, 바이올린을 켬으로 해서 느꼈던 행복을 바이올린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게 된 저자의 멋진 행보도 접할 수 있다. 




자신을 「마에스트라」로 칭하는 걸 꺼려하는 겸손한 마에스트라, 좋은 악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장인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알게 되다니 정말 멋지지 않은가.  바이올린으로 태어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참고 견뎠을 나무들처럼 사람의 삶도 다르지 않음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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