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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마지막 키스 ㅣ 역사 속으로 떠나는 비엔나 여행 2
프레더릭 모턴 지음, 이은종 옮김 / 주영사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오스트리아의 황태자이며 전통적으로 유서가 깊은 합스부르크가의 왕위 계승자 루돌프 요제프가 17세 소녀와 동반 자살했다는 믿기 어려울 만큼 놀라운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하여 쓰여 진 책이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2009.9.24. 주영사)》의 출간 소식을 접했을 때, 19세기 거대한 왕국의 황태자가 무엇이 아쉬워서 자살을 선택했을까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었다. 게다가 30대 황태자가 10대 소녀와 동반 자살했다는 역사는 금시초문이었기 때문에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단순하게 기술하여 사실을 전달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소설의 형식을 빌려 황태자가 죽음으로까지 다다를 수밖에 없었던 전체적인 상황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비엔나의 침울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황태자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책 전체에서 언젠가는 자신의 왕국이 될 오스트리아를 더욱 부강한 나라로 만들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버지의 명령에 따라 꼭두각시처럼 움직여야 하고, 나라 일을 결정하는 권한에서는 밀려나 있는 자신의 쓸모없는 처지에 점점 지쳐가고 좌절해 가는 황태자의 불안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개혁과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주변 국가들의 상황과 달리 과거와 비교해서 아무런 변화 없이 정지해있는 오스트리아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는 루돌프의 심경도 그렸다. 그러다가 루돌프 황태자와 함께 동반 자살을 결심한 소녀 메리 베체라가 등장하는데, 황태자가 함께 자살할 것을 권유(?)했던 여성이 메리 베체라가 처음이 아니라 두 번째였다는 사실에서 두 사람의 동반 자살의 이유는 사랑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황태자에게는 단지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했던 게 아니었는지. 그리고 황태자와는 달리 메리 베체라는 황태자와 자신의 사랑이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오래 기억되길 바랐던 욕심이 강하게 작용했던 건 아니었는지 짐작할 따름이다. 어쩌면 그들의 동반 자살의 진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연인의 안타깝고도 아름다운 사연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 책은 누구나 궁금해 할 만큼 자극적인 소재로 시작한다. 이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거대한 왕국의 황태자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나 역시 황태자가 왜 10대 소녀와 동반 자살을 실행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궁금해서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점은 세상에서 가장 자유롭고 행복할 것만 같은 사람이 어느 누구보다도 구속되어 있고 불행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나의 평범함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불쑥 튀어나와 괜스레 미안해진다. 《황태자의 마지막 키스》는 역사 속 인물을 소설의 형식을 빌어서 이야기하는 시리즈 중에서 첫 번째 이야기에 해당한다. 다음 이야기가 벌써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