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코맥 매카시의 소설 《국경을 넘어(2009.7.24. 민음사)》는 〈모두 다 예쁜 말들〉로 시작하는‘국경 3부작’중에서 2부에 해당한다.  2부의 시작은 소년이 늑대를 잡기 위해 덫을 놓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소년은 잡은 늑대를 멕시코로 돌려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 국경을 넘게 된다.  그 후로도 소년은 몇 차례 더 국경을 넘는다.  소설의 큰 틀은 소년이 국경을 넘는 행위를 통해 ‘의도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 삶’을 경험하게 되는, ‘소년’에서 ‘그’로 변하는 ‘빌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빌리와 소년 그리고 그가 모두 동일인물인 것과 같이 소설 속 인물은 타인이 아닌 책을 읽는 독자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국경을 넘어」는 단순히 미국에서 멕시코로, 혹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경계를 넘어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좀 더 포괄적이고도 상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인생의 갈림길을 뜻하는 것이다.




소년은 늑대의 발자국이 멕시코에서부터 이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늑대는 국경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젊은 주인은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정작 그가 한 말은, 늑대가 뭘 알든 모르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며, 늑대가 국경선을 건넌 것은 유감이지만 그렇다고 국경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p158




여기 온 게 이번이 세 번째죠.  그런데 이제야 처음으로 찾던 것을 찾아냈어요.  하지만 그게 내가 정말 원하던 것인지는 전혀 모르겠어요. p550




소설의 처음에서 『국경』은 실체는 없지만 문이 없으면 통과할 수 없는 단단한 벽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  그리고 소설 전체에서 그 『벽』을 넘어설 때마다 어긋나고 헤매고 혼란스러워지는 한 사람의 삶을 보여준다.  국경을 넘는 것은 선택이 전제되는 행위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일, 그로 인해 겪게 되는 모든 경험을 선택할 기회는 없다.  즉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선택 후의 결과는 오로지 혼자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게 바로 우리의 삶인 것이다.  독자는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즉, 타인의 삶의 행보를 통해 이런 이치를 절절히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단지 힘겹고 고단한 삶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소설에서는 희망의 빛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코맥 매카시의 소설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로드>에 이어 《국경을 넘어》로 세 번째 읽는다.  세 편 모두 코맥 매카시만의 흡입력 있는 문장 덕분에 쉽게 읽히지만, 소설에 집중할수록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낀다.  그래서 감정이입 시키기가 힘들다.  타인의 삶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소설 속 가상의 세계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에 안도하게 된다.  이런 마음이 비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는  '다행이다‘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코맥 매카시의 작품을 좋아한다.  《국경을 넘어》 후속작인 《평원의 도시들》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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