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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힘이 세다
이철환 지음 / 해냄 / 2009년 8월
평점 :
<연탄길>로 유명한 이철환의 새로운 작품 ≪눈물은 힘이 세다(2009.8.10. 해냄출판사)≫의 뒤표지의 추천사를 살펴보면 한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소설가 이외수는 이철환의 글을 ‘탁마’라는 단어로 표현하였는데, 모양새가 볼품없는 돌도 갈고 쪼면 아름다워지듯이 저자의 글도 잘 다듬어져서 깊은 울림이 생겼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인지 나는 그 속뜻이 궁금해 빨리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눈물은 힘이 세다≫는 주인공 유진의 어린 시절부터 중년이 될 때까지의 삶과 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가끔 ‘저렇게 운이 나쁠 수가 있을까’, ‘저렇게 고달플 수가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가 있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속담처럼 인생이 꼬일 대로 꼬여서 잘 풀리지 않는 사람들의 삶은 실제가 아닌 소설 속 이야기인양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내가 아는 삶, 내가 바라보는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그리고 마음가짐을 겸손하게 다질 수 있게 하여 준다. 그래서 타인의 삶은 내게는 쓴 약과도 같다. ≪눈물은 힘이 세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인생살이도 실제 누군가의 삶과 비슷하겠거니 생각해 본다. 가난이 죄스러워 술에 빠져 사시는 아버지, 안마 일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시각장애인 옆집 아저씨, 가난 때문에 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였지만 소설가의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주인공 등 고달프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소설에 등장한다. 그들은 상처를 받아 아파하면서 힘겹게 살아간다. 비틀거리면서 간신히 넘어지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벌떡 일어선다. 금방 무너질 것만 같아 불안해 보였는데 어떻게 일어설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눈물의 힘이다. 용서와 화해를 청하는 무언의 힘이 있는 눈물, 저자가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게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눈물은 힘이 세다≫는 크게 감정이 흔들릴만한 이야기는 아니다. 격하게 슬퍼지거나, 격하게 즐거워지거나 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인생 자체가 잔잔하고 고요하기에 소설 속 이야기가 심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눈물은 힘이 세다≫를 읽으면서 줄곧 ‘탁마’라는 단어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인간의 삶은 무엇으로 갈고 쪼아야 할까 고민해 보았다. 아프고 괴롭지만 그 고통을 통해 감정이 정화되는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더니 답은 『눈물』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소설의 내용이 눈물을 찔끔거릴 만큼 슬프지는 않지만, 등장인물들이 소설 안에서 흘리는 눈물은 누군가를 대신해서 우는 것만 같다. 그리고 그들이 우는 것으로 세상의 우울함, 불안감 등 모든 응어리들을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