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뒤흔든 16인의 기생들 - 조선사 가장 매혹적인 여인들이 온다!
이수광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기생』이란 단어를 떠올릴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인물은 황진이다.  송도삼절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 황진이는 영화, 소설,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번 그녀의 일대기를 다루었을 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고 사랑받는다.  몇 년 전 TV 드라마로 방송된 적이 있었는데, 그 작품이 내가 지금까지 보았던 황진이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었다.  내가 드라마를 흥미롭게 본 이유 중 하나는 기생들이 입었던 화려하고 아름다운 한복 때문이었다.  내 기억 속의 한복은 실용성이 떨어지는 옷이었다.  명절 때마다 엄마가 입혀주시는 한복이 불편해서 내가 입고 싶은 옷을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부터는 한복을 입은 기억이 없다.  그리고 아직 미혼이라 억지로라도 입어야만 하는 상황이 없었기에 한복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드라마 속에서 선보이는 기생들의 한복은 눈길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빵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까 커서 빵집 사장이 되고 싶다거나, 오락을 마음껏 할 수 있으니까 커서 오락실 사장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어린 아이처럼 나는 저렇게 아름다운 한복을 입을 수 있다면 기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조선을 뒤흔든 16인의 기생들(2009.7.30. 다산초당)>을 읽으면서 내가 그녀들의 허울만 보았음을 깨달았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누어 비슷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는 조선시대 기생의 삶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조선은 남성 중심 사회였으므로 상대적으로 여성은 행동에 많은 제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이런 사회에서 기생들은 노류장화(路柳牆花)라 불리며 사대부들의 노리개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높게는 사대부, 낮게는 죄인까지 수발을 들어야했던 고달픈 삶의 연속이었다.  기생들은 대대로 젊고 건강할 때는 찾아주고 사랑해주는 이 많지만, 늙고 병들었을 때는 아무도 보살펴주는 이 없어 쓸쓸하고 불행한 삶을 이어오고 있었다.  화려하고 멋진 삶을 영위한 듯 보이지만 인생의 끝자락에 다다랐을 때는 병든 몸을 편안히 쉴 곳도 없었다.  이러한 미래를 미리 알고 있었던 그녀들은 자신만은 앞선 기생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무단히 애를 썼던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그러한 기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체성을 찾기 위해 시를 짓고, 텅 빈 가슴을 채우기 위해 사랑에 목숨 걸고, 말년을 위해 재물을 모으고.  그러나 그녀들의 행동 모두 슬퍼 보인다.  특히 떠나간 사대부를 그리면서 절개를 지키는 기생은 사랑에 목말라하고 집착할 수밖에 없는 불안한 그녀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기에 너무나도 안타깝다.




이 책은 16명의 기생을 소개한다.  각 한 명씩 기생을 소개한 후 ‘기생의 삶과 문화’에 대한 포괄적인 이야기를 한다.  그 중 「기생 신고식」이란 글이 있다.  이 글이 책에 수록된 내용 중에서도 가장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여기에서 조선시대와 현재의 유흥가 혹은 사창가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왜인지 알 수 없지만 어쩐지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다.  나는 단지 이 책을 통해서 그녀들의 삶을 잠시 들여다봤을 뿐인데 허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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