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돌의 도시 - 생각이 금지된 구역
마누엘 F. 라모스 지음, 변선희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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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를 알고 싶은 궁금증이 반영된 작품들은 이미 많이 접해보았다.  무리한 개발로 빠르게 발전하는 인간의 미래는 현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지고 각박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작품이 많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본래의 인간성을 찾고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간다는 따뜻한 분위기로 끝맺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소설이나 영화 등의 작품에서의 이런 결말은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내일,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에서 희망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미래를 다룬 작품들의 결말은 어느 정도 예상가능하기에 이 책 <둥근 돌의 도시>를 보았을 때 읽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약간 망설였었다.  하지만 책도 음악도 사라진 도시, 그리고 사랑도 범죄도 모두 사라져 행복할 일도 분노할 일도 안타까워할 일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49세기의 도시는 어떤 모습으로 그려졌을까 궁금했다.  사랑과 범죄는 제쳐두고서라도 책과 음악은 지루한 일상에 활력과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소중하고 고마운 도구라고 여기고 있기에 책과 음악이 사라진다는 도시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졌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는데?”

“이런 세상에서 과연 행복할 수가 있냐고요.”

형사는 그 질문을 잠시 생각한 뒤 팔꿈치를 책상에 기대고 “아니, 아니.”라고 간결하게 대답했다.  (...)  그는 다시 한숨을 내쉬고 “적어도 완전하지는 않아.”라고 말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지요.  고통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나아요.”

“고통?”

“이 세상의 고통 말이에요.”  p108




놀랄 일도 많고, 흥분할 일도 많은 현재가 계속된다면 미래 어느 시점에는 소설 <둥근 돌의 도시>처럼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행복을 희생시키는 상황을 맞게 되지 않을까.




소설 <둥근 돌의 도시>에서는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고 통제하기 위해 음악도 독서도 신도 없는 세상을 창조했다.  도시의 지배자들은 이를 통해 도시는 평화로워질 것이고, 사람들은 편안해지리라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49세기의 도시는 아무 문제도 없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도시의 권력자들은 권력을 지키거나 빼앗기 위해 의기투합하고 사람의 목숨을 해치고 기억을 없애버리는 범죄를 일으킨다.  소설 속 49세기의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르지만, 전혀 다르다고 할 수는 없다.  부정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정치권, 소시민을 희생시키는 권력자들의 모습은 지금과 같기 때문이다.




소설 <둥근 돌의 도시>는 2008년 스페인에서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이 소설이 스페인에서 인기리에 읽힌 이유가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스페인이나 우리나라나 권력투쟁을 위해 양심을 버리는 행위는 똑같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기도 하다.  언제쯤 이런 소설을 읽고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칠 수 있을까.  심심할 때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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