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글쓰기

창조적 글쓰기 -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의 지혜
애니 딜러드 지음, 이미선 옮김 / 공존 / 2008년 12월

나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쉽게 글을 쓰는 타입도 아니고 단순히 관심만 많은 것이다.  아니 이왕이면 그 관심과 더불어서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도 갖고 있다.  쥐뿔도 없으면서 어쭙잖은 욕심인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쉽게 쓸 수 있을까, 그 방법이 있다면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뜨고 있다.  그래서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보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갑자기 눈이 반짝거리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게, 반드시 그 책을 읽어야만 직성이 풀린다.  이 책 역시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영감을 자극하는 글쓰기 가이드북'이란 추천 글이 무색할 정도로 나는 이 책을 읽고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여섯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각 장에는 글쓰기와 관련된 저자의 경험과 생각들이 담겨 있거나 혹은 저자의 생활방식에서 부터 생활습관 등 글쓰기와 무관하다고 느껴지는 다양한 이야기 꺼리를 담고 있다.

이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으로부터 나는 글쓰기와 관련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읽은 뒤 느끼는 감정은 대개 비슷한 것 같다.  책만 읽으면 갑자기 글이 술술 써진다던지, 갑자기 상상력이 풍부해져서 여러 이야기들이 마구 생각나 주체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게 되는 비법을 원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글을 써 나가는데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어떤 모토를 얻고 싶은데 그것을 찾기가 참 어려워서 항상 아쉬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면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이란 찬사를 들은 이 책에서 나는 무엇을 찾아야 할까.  이 책이 글쓰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고 결론 내리는 순간 내게는 아무런 쓸모없는 책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무언가를 찾고 싶지만, 너무 어렵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많은 작가를 언급하고 있다.  그 중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이름도 몇 번 언급되는데, 나는 그 작가의 작품인 <월든>도 참 어렵게만 느껴졌었다.  <창조적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책이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었다.  많은 사람들이 좋게 느끼는 책을 나만 공감할 수 없다는 데 슬픔을 느낀다.  그래서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