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그들에게 희망은 있는가? 
 
최근 방송에서 동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우간다의 현재 모습을 볼 기회가 있었다.  우간다는 20년이란 긴 세월동안 계속된 내전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데, 여러 국제기구의 도움으로 세워진 난민촌들을 통해 현재 우간다의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난민촌에는 내전에서 고통을 주는 역할을 맡았던 이 그리고 고통을 받는 역할을 맡았던 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내전을 피해 고향을 버리고 난민촌에 들어와 몸을 숨긴 우간다 사람들, 내전에서 소년병으로 활동했던 소년들 그리고 반군들의 성적 학대를 당한 소녀들까지.  반군에 끌려간 소년들은 마약에 취해 살인병기가 되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살인을 하였고, 소녀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여 차일드 마더가 되었다.  그들 모두는 내전으로 인해 자신의 몫만큼의 고통을 간직하게 되었기에 누구는 가해자이고 누구는 피해자라고 선을 그을 수 없다.  모두 피해자가 되어 내전의 아픔을 극복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할 뿐.  이 방송을 보고 난 직후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접하였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책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저자 [이스마엘 베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그래서 세상 한편에서 어른들이 지켜줘야 할 아이들의 동심이 어른들의 욕심으로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함께 아파하고 뉘우치게 되길 소망하게 되었다.
 
낯선 나라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난 이스마엘은 열두 살 때 친구들과 함께 이웃 마을에서 열리는 장기자랑에 나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잠깐의 외출로 예정되었던 그 길이 이스마엘에게는 꿈 많은 어린 시절과의 마지막이 되었다.  랩 음악과 힙합 댄스를 좋아하던 순수한 소년 이스마엘은 전쟁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하면서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고독과 두려움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경험한다.  이스마엘이 가족들의 죽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실화라고 믿기 힘들만큼 극적으로 전개되는데 그 순간 그가 느꼈을 고통의 무게를 나 또한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이스마엘은 손에 총을 쥐게 되고 약물에 의지해 사람들에게 총과 칼을 겨눈다.  순수한 어린 소년이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못하고 사람을 죽이는 살인 병기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세상에서 이보다 더 비극적인 일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네 잘못이 아니야.   
 
이스마엘은 국제기구의 도움으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그러나 그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전쟁의 잔상들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약물에 의지하며 감정의 동요 없이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재활 과정 중 억누를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는 이스마엘을 통해 그는 전쟁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그가 그 힘든 상황을 극복해내길 간절히 바라며 책을 읽게 되었다.  어린 아이들이 꿈을 지키며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켜야 할 의무는 전 세계 모든 어른에게 동일하게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주인공의 불행을 안타까워하면서 눈물짓고, 과거의 고통을 극복해내고 다시 웃음을 찾는 과정을 보며 감동하는,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 하나 하나가 소년 이스마엘이 실제로 겪은 일이라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문명화된 사회의 이면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 같은 현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지울 수 없는 고통의 기억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해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은 아스마엘의 의지와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지구 어느 곳에서도 전쟁이 발생하지 않길 그래서 모든 어린이들이 평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게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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