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내게로 왔다 - 이주향의 열정과 배반, 매혹의 명작 산책
이주향 지음 / 시작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과거 한 때 저는 사랑이란 감정에 자신이 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 어리석어 보이나요?  자신 있었다는 건, 다시 말해 세상이 두 쪽으로 갈라져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라 믿었다는 의미입니다.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생겨났는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그 때는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제 사랑도 변하더란 말이죠.  내 사랑은 변하지 않으리란 믿음은 자신감이 아니고 자만심이었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아주 큰 대가를 치러야만 했습니다.  달콤한 사랑으로 꽉 찬 마음은 행복에 겨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위로 올라가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마음에서 사랑이 스르르 빠져나가고 있는 걸 알게 되었어요.  바람이 빠진 풍선은 하늘을 향해 나아가고 싶어도 다시는 그럴 수가 없지요.  사랑이란 감정이 빠져나간 마음도 그와 같았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너희와 다르다' '내 사랑은 다르다'고 호언장담했는데, 나도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알았을 때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충격의 후유증은 치명적이었습니다.  내 사랑을 믿을 수가 없어졌거든요.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사랑이란 이름을 가진 풍선을 다시 띄울 자신이 없어진 것입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부터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의 시작과 끝을 설명할 수 없을뿐더러, 사랑은 원한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쉬운 상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이주향 님의 <사랑이, 내게로 왔다> 입니다.

 

작가는 <사랑이, 내게로 왔다>에 33커플을 소개합니다.  33커플은 33개의 문학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입니다.  그리고 33개의 문학작품을 다시 5파트로 분류해서 그들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책 속에는 굳건한 믿음 속에서 향기로운 사랑의 꽃을 피워나가는 커플이 있는 가하면, 상대방을 파괴하는 무서운 사랑도 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으로 인하여 커다란 혼란을 야기하는 커플도 있으며, 사랑이 구원이 되는 커플도 있습니다.  33가지의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런 경우를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끝날 바에야 모르는 체 살아가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사랑은 어떤 형태를 말하는 걸까요.  어떤 고민도, 어떤 갈등도 없는 커플의 사랑만이 아름답다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실제로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돈독한 사랑의 울타리를 만들어가는 커플을 주위에서 봅니다.  그렇듯 질투와 슬픔, 시련이 없는 사랑만 아름답다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표지에는 '아름답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아름답다!' 라고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고통스럽더라도 사랑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는 의미겠지요. 

 

<사랑이, 내게로 왔다>에는 등장인물들의 인터뷰가 담겨져 있습니다.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상대로 가상으로 만든 인터뷰이지만 가상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사랑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그들의 진솔한 고백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묘미를 가져다줍니다.

 

이제 사랑이 무엇인지 묻지 않으렵니다.  마음속 사랑이란 이름의 풍선이 다시 가볍게 떠오를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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