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거짓말
기무라 유이치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상사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 [행복한 거짓말]은 소설의 내용이 무엇인지도, 작가 기무라 유이치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였지만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세상에 행복하다고 느낄만한 거짓말이 있을까, 라는 생각에서 부터 거짓말로 행복을 느끼는 주체는 과연 누구일까, 라는 생각까지, 제목을 접한 후부터 마음과 머리가 복잡했다.

 

행복한 거짓말이라 함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약간의 거짓은 포함되어 있지만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만들고, 상대방이 용기를 찾게 도와주는 등 좋은 마음, 좋은 뜻을 내포한 말을 뜻하는 것일까?  악한 마음, 악한 뜻만 없다면 모두 선의(善義)라는 범주에 포함시켜 거짓말도 미화될 수 있는 것일까?  선의와 악의(惡意)의 구분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느끼는 감정으로부터 거짓말이 긍정적인 이미지 혹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바뀔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또한 그가 어떻게 느끼느냐로 부터 행복하다고 인식하는 주체가 단 한 사람에게 국한될 수도, 더 많은 사람으로 확대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소설에서는 거짓말이 어떤 이미지로 표현될지 궁금했다.

 

그렇게 하찮고 일상적인 이야기들 속에 각자의 인생이 아로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 이런 곳에 있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각자 자기에게 솔직하게 모두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설사 그것이 촌스럽고 보기 흉해도 땅바닥을 발로 밟아가며 걸어가고 있다.  그렇게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인생의 맛이 진국이다. p100-101  

 

이 소설의 주인공 나오키의 직업은 시나리오 작가이다.  그는 몇 편의 드라마가 성공을 거둔 후 자신에게 붙여진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워 그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작업 시작이 초읽기에 들어간 드라마를 펑크 낸다.  그리고 어느 시골 마을에 들어와 작은 술집에서 바텐더로 일한다.  처음에는 그곳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이 부담스럽기만 했었던 나오키는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모습에서 따뜻함과 정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라면집 아가씨, 고토미와의 사이에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고 행복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자기 혼자 힘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곰곰이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들의 힘을 빌어 살고 있게 마련이다. p281

 

나오키는 그동안 모두의 기대에 미칠 자신이 없다고 느껴 옆으로 밀쳐놓았던 노트북 앞에 다시 앉아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시나리오가 드라마로 방영되기에 이르고 그 드라마 역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그 드라마의 인기 열풍은 작은 시골 마을에 까지 번지고 그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드라마를 볼까봐 불안감에 시달린다.  나오키가 쓴 시나리오는 그와 고토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여자라면 한 번쯤 꿈꾸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다.  그러나 현실감 없는 유치한 사랑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상상만큼 복잡하지 않다.  그와는 반대로 단조롭고 잔잔하다.  이 소설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하나의 방법이 옳다고 결론짓지는 않는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 모두의 삶이 진실하기 때문이다.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졌던 [행복한 거짓말]이라는 제목, 그래서 내 멋대로 엄청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이 소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솔직하지 못했으므로 결과적으로 모든 게 거짓이 되어버린 나오키의 행동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상대방을 속였다는 것 때문에 주인공은 위기를 맞는다.  그러나 소설의 제목처럼 해피엔딩, 낭만적으로 마무리된다. 

 



이 소설에서처럼 행복하다고 느끼는 거짓말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하면 더 그럴듯하게 속일 수 있을까가 난무하는 세상에 던져진 이 책은 참 아름답다.  행복한 거짓말만 있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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