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의 산에서 보내는 편지
도종환 지음 / 좋은생각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혼자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으며 마음에 새기는 문장이 있다.  그것은 책 속 글도 아니고 존경받는 분 또는 유명한 분의 말도 아니다.  이 문장 - 소유하려는 집착으로 더 큰 사랑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은 언제인지 정확한 때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 년 전 즐겨보던 드라마에서의 주인공 대사이다.  그 당시 나는 어떤 고민꺼리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주인공의 그 대사 한 마디를 듣고 난 후 마음이 가벼워졌다.  내가 고민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이 나를 힘들게 해서가 아니었다.  모두 나의 집착으로부터 기인한 문제였다.  소유하려는 집착은 비단 남녀 사이의 사랑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리라.  세상에는 욕심나는 게 너무나 많다.  사람이 욕심날 때도 있고, 직업이 욕심날 때도 있고, 솜씨가 욕심날 때도 있다.  소소하게는 돈, 집, 차, 신발, 모자, 옷, 노트북, 휴대폰 등 내가 소유하지 못한 것에 대해 욕심을 부리고 혹은 더 많이 소유하려고 욕심을 부린다.  그로 인해 더 큰  무엇, 마음의 평안함과 따뜻함 그리고 기쁨과 행복을 놓치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든 문제의 원인은 욕심내고 집착하는 내게 있었다.  하지만 오늘 욕심내고 싶은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이 책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이다.

 

나는 팝송 카사블랑카를 좋아한다.  영화배우 멜 깁슨을 좋아한다.  그리고 적막하다고 할 정도로 조용한 공간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한다.  코스모스를 좋아하고 메타세쿼이아를 좋아한다.  매일 늦은 오전 회사 창가로 놀러오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좋아하고 추수가 끝난 후 삭막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한 논의 모습을 좋아한다.  차 안에서 듣는 비 떨어지는 소리를 좋아하고 지인들과의 정겨운 술자리를 좋아하고 책을 가지고 오시는 택배 아저씨를 좋아한다.  이 책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구나, 나는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에 취하게 만든다.  글속에 저자의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이 배어있기에 그 글을 읽는 나 또한 그런 감정을 느낀 것이라 짐작한다.

  

이 책은 도종환 시인이 산속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느끼고 깨달은 모든 게 담겨있다.  도시에서는 알지 못했고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감정들을 산속의 사람들에게서 그리고 자연에게서 배운다.  평화로운 삶, 여유로운 삶을 위해서는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공간에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는 가는 덜 중요하다.  삶의 진정한 가치,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서정적인 언어로 풀어나간다.  나도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함께 꽃 보러 가시렵니까, 함께 새 소리 들으러 가시렵니까 라고 묻고 싶다.  

  

삶은 후회 그리고 아쉬움과 동행한다.  그래서 대상이 무엇이건 그로부터 완벽한 만족을 얻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누구나 간절하게 원하는 소원 하나씩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기에 삶에서 완전한 만족을 느끼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정도면 되었다라고 느낀다면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  이 책은 만족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다.  비우고 버리는 즐거움을 알 수 있다.  

 

나는 도종환 시인이 초대하는 숲에 다녀왔다.  나를 사랑해 주는 가족이 있고 나를 걱정해 주는 친구가 있지만 사람의 숲에서 외로움을 느꼈던 나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따뜻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지금 쓸쓸하고 외로운가.  겨울의 끝, 봄이 시작되려는 이 시기에 서정의 바다, 숲에 다녀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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