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 여행에 미친 사진가의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
신미식 사진.글 / 끌레마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우선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떠날 때는 마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지만, 낯선 곳에서는 떠나온 곳과 남겨두고 온 이가 사무치게 그리워져 이제는 다시 돌아갈 날을 기다리는 여행자의 모습이 그려지는 제목이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낯선 곳의 하늘, 바람 그리고 낯선 이의 미소와 눈물이 아름답지만, 그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더 그리워지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임에도 이상하게 그게 무엇인지 알 것만 같은.  그래서 이 책과 만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이 책에 끌린 또 다른 이유는 15년 동안 프리랜서 여행사진가로 활동한 저자의 이력 때문이다.  지금껏 10권의 책을 펴냈는데 어떻게 나는 그 중 단 한권도 본 적이 없을까.  저자의 이름을 들은 기억이 없을까.  15년 동안 한 분야에서 활동한 저자의 사진과 글은 그 대상이 무엇이 되었든 모두 진심이 묻어 있을 것만 같다. 

 

<마치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은 사진과 글이 어우러져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포토에세이다.  꾸밈없으면서도 맛깔 나는 글도 좋지만, 글보다 더 솔직하고 담백한 사진에 마음을 빼앗긴다.  신미식님의 사진은 삶을 담고 있다.  보기만 해도 슬며시 웃음 짓게 만드는 사진, 사진 속 모르는 이의 행복함이 나에게까지 전달되어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진, 길을 걷고 있는 평범한 이의 행선지가 궁금해 뒤를 밟고 싶은 충동을 일게 만드는 사진 등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을 담고 있는 사진에서 평범하다 못해 지겨울 정도로 변화 없는 내 삶이 보이는 것 같아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나 평범하고 평화로운 오후의 한 때를 보내고 있는 것과 같은 기분에 빠지게 만드는 사진들은 신미식님의 시선과 만나면서 특별해졌다.  특히 수많은 사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은 빛이 나는 사람들의 미소와 눈동자를 담은 사진이다.  인물 사진의 매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게 하여준다.

 

저자는 떠나는 사람만이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  그 순간은 무엇일까.  '여행본능을 불러일으키는 포토에세이'라는 부제가 어울리는 이 책은 어떤 이에게는 한가롭고 평범한 나날이 또 다른 어떤 이에게는 특별한 날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또 다른 평범함을 찾아서 떠나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인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지만 아직도 내 감정은 그곳 하늘 아래를 서성이고 있다.  여행으로 채워진 마음을 온전히 들어내려면 또 다시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전히 나는 스스로 비움을 실현하지 못한 채 꿈속을 거니는 것은 아닐지.  p59

 

저자가 제목의 끝을 맺지 않은 것은 여행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아직도 여행 중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의 또 다른 여행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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