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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마다가스카르 - 스물넷의 달콤한 여행 스캔들
Jin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안녕, 마다가스카르. 처음 듣는 나라 이름이라서 낯설지만 그와 동시에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이 들고 낯설지 않아 '마다가스카르'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아무도 없던 책 표지 안, 길 위에 누군가 서 있는 게 아닌가. 길을 따라 걷다 정면에 보이는 계단을 오르고, 그 곳 중간 즈음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을 펼친다. 저이 손에 들린 저 책은 분명 <호텔, 마다가스카르>일 거라고 혼자 단정 지어 버린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책이 되어서라도 저 곳에 머무르고 싶다고 소망한다. 맨발로 걸었을 때 기분 좋은 흙,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은은한 빛을 가진 하늘을 느끼고 싶다고 소망한다. 그리고 천천히 책을 펼친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대륙의 왼쪽에 있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 한반도보다 크다 - 섬이다. (p17) 그 큰 섬에는 정 많고 선량한 눈빛을 가진,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고 있다. 2시간 이상 연착하는 딱시부르스(시외버스) 앞에서도, 끊어진 길을 만나 위험한 상황에서도, 얼굴 찌푸리며 짜증을 내거나 항의하는 사람이 없다. 생김새가 다른 이방인이 말을 걸어도 견제하지 않고 따스한 손길을 내밀며 친구로 받아들인다. 뜨거운 태양이 있고, 태양 빛 만큼이나 반짝이는 눈빛을 가진 아이들이 있다. 비포장도로 위를 덜컹거리며 달리는 버스를 탈 수 있고, 길가에서 풀을 뜯는 제부를 볼 수 있으며, 훼손되지 않은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극심한 빈부의 차를 목격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외국인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내미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를 위생도 치안도 엉망인 가난한 나라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는 나라이다. 그것은 바로 <호텔, 마다가스카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소심한 성격을 묘사하는 대목이 몇 구절 등장하긴 하지만 그녀는 편견 없이 인간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돌이 섞여있는 밥을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마다가스카르의 스타 찌리브의 노래 '아이러브유 마드모아젤'을 외우는 모습 등 그녀의 따스한 마음 씀씀이가 마다가스카르 인들이 그녀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이유인 듯 보인다. '스물넷의 달콤한 여행 스캔들'이란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에게 마다가스카르는 태양이 모습을 감출 때에만 볼 수 있는 발간 수줍은 미소와 같다. 그 곳,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거릴 것만 같다. 마다가스카르와 저자만의 풋풋함과 싱그러움 그리고 수줍음이 어우러져 이 책은 밝은 빛을 발한다.
길치에다 방향치인 나는 혼자서 모르는 곳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항상 아는 길로만 다닐 수 없다는 것도 알고, 모르면 물으면 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내게는 길을 잃으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가장 크다. 저자 역시 떠나기 전 무서워 도망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기고 용기를 냈기에 제자리에 머물렀을 때에는 얻을 수 없는 값진 보물을 얻을 수 있었으리라.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쳐 주고 싶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세계를 돌고 싶다는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