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으로 세계여행 - 영어 울렁증 상근이의 자급자족 세계 여행
정상근 지음 / 두리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나는 천성적으로 움직이는 걸 싫어하는지라 옆에서 누군가가 조르고 조르지 않는 이상 멀리 여행을 떠난다는 건 내겐 드문 일이다.  더욱이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을 진리로 믿고 있는 내게 세계여행은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래서 나는 여행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내게도 마음으로 동경하는 아름다운 도시가 있지만 나는 떠나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다른 사람의 경험으로부터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눈이 번쩍 뜨였었는데 그것은 '80만원'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것은 80만원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저자의 두둑한 배포였다.  저자의 여행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14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홀로 여행을 떠나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세상을, 사람을 믿어라"라는 말을 해 주셨다고 한다.  이역만리 타지에서도 그 때 어머니가 해 주신 말씀을 가슴에 담고 그 시간에 충실했다는 그의 말은 누군가를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현실이 안타깝다고만 생각해 온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단 며칠이라도 여행을 떠나면 불편한 점을 느끼게 되어 지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여행 중 만났을 법한 어떤 어려움도 스펀지처럼 흡수하여 그다지 어렵지 않게 만드는 재주가 저자에게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가방 하나만 메고 지금이라도 훌쩍 비행기만 타면 저자처럼 여행을 즐기면서 많은 걸 배우고 오는 값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에는 저자가 본 세계의 아름답고 멋진 도시의 기록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겨져 있다.  생명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한 지금을 무섭고 험한 세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의 책 속에 담겨진 사람들은 바로 내 이웃처럼 느껴지는 정겨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  세상은 아직도 살아볼만 하다는 말은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저자의 발길을 쫓아 세계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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