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사의 눈물을 보았다
박종인 외 지음 / 시공사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네팔의 '돌 깨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시기는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처음 생계를 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나는 그네들은 그 나이 또래에 어울리지 않는 무엇인가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거 같다.  혹 지치고 힘든 표정을 기대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인의 카메라 안, 저 너머에 있는 아이들은 반짝 빛나는 까만 눈동자와 화사한 미소를 가지고 있었다.  여느 어린이들과 어떤 차이도 느낄 수 없었다.  역시 나는 이번에도 어리석은 어른에 불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돌을 깨는 게 일상인 그들은 깨진 돌을 운반하는 트럭의 운전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장래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을 지라도 상상 속에서 얼마든지 들었다 놓았다가 가능한 시기가 그 시절이 아닌가.  그런데 고작, 장래 희망이 트럭 운전사라니.  그들의 눈에 비치는 가장 훌륭한 사람이 트럭 운전사란 말인가.  내 시선에는 너무나 평범하게 보이는 트럭 운전사가 그 어린이들에게는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 고민해 보니, 내 생각의 짧음이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올랐다. 

[조선일보 'Our Asia' 취재팀이 만난 지구촌 아이들의 슬픔과 희망 이야기] 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내게 그동안 잊고 있었던 부끄러운 마음과 내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던 그 곳 아이들의 눈빛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 책에는 총 10개국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네팔에서 돌을 깨뜨리는 아이 루빠를 시작으로 자유를 찾아, 미래를 찾아 죽기를 각오하고 히말라야를 넘는 티베트 아이들, 사는 게 고단해 자살을 시도한 열두 살짜리 아이, 몸을 파는 일을 하지만 굶주리지 않아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열네 살짜리 아이 등 아무리 몸부림쳐도 영원히 헤어 나올 수 없을 듯 보이는 가난 때문에 혹은 우매한 어른들의 욕심으로 기인한 다툼 때문에 꿈을 잃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실상을 보여준다.  

삶의 수준이 높아진 현재, 인권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가끔 접하는 소식들은 아직도 인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하여 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이는 자립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들임을 알 수 있다.  교육을 받지 못하고 가난 때문에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하는 아이들에게 삶은 불안하고 두렵기만 하리라.  그런 아이들의 처지를 단지 개인적인 불행으로, 한 국가만의 불행으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그들의 고통이 너무 크고, 그들의 실상이 너무 처참하다.

이 책은 가난과 굶주림의 고통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싹트는 희망도 엿볼 수 있다.  고된 노동에 시달리지만 자식들의 교육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부모님들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고, 지구촌 아이들의 불행을 돕고자 나서는 수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지켜주어야 할 미래이다.  어린이들이 없다면 미래도 사라지고 만다.  지구촌에 더 이상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어린이들이 없길 바라며 이 책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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