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자의 맛 - 미자언니네 계절 담은 집밥 이야기, 개정판
선미자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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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선미자의 맛은 단순한 요리책을 넘어, 잊고 지냈던 집밥의 기본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예전에는 요리책을 펼쳐 한 끼를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어느새 밀키트와 배달 음식에 익숙해진 나 자신을 이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었다. 이 책은 요리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 대신, 다시 시작해도 괜찮다는 편안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요리가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마물, 멸치 육수, 맛간장처럼 기본이 되는 요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며, 한두 가지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불필요한 과정은 과감히 덜어내고 핵심만 남긴 레시피 구성 덕분에, 요리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게 느껴진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책 전반에 흐르는 담백하고 정돈된 서술 방식이다. 설명은 짧고 명확하며, 과도한 미사여구 없이 요리 그 자체에 집중한다. 레시피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요리의 흐름이 그려지고, 복잡한 설명 없이도 완성된 맛을 상상할 수 있다. 이 간결함이야말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사진과 테이블 세팅 또한 절제되어 있다. 화려한 연출보다는 재료 본연의 색감과 질감을 살린 구성으로, 전체적으로 정갈한 인상을 준다. 덕분에 책을 보는 내내 내 주방에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요리라는 느낌이 든다.


반복되는 식단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새로운 한식을 시도해보고 싶을 때 이 책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담백하고 깔끔한 구성 속에 차곡차곡 쌓인 레시피들은, 오래 두고 꺼내 보기 좋은 집밥의 기준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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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건축 이야기 - 구마 겐고가 들려주는 일본 건축의 본질과 미래
구마 겐고 지음, 서동천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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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요즘 건축이나 공간에 대한 책을 천천히 읽는 시간이 좋다. 이번에 읽은 일본 건축 이야기 역시 그런 시간에 잘 어울리는 책이었다.


제목만 보면 일반 독자를 위한 편안한 건축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는 조금 더 깊이가 있는 내용이었다. 건축이나 미술, 근대사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주로 190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일본이 서구식 모더니즘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전통과 어떻게 변형해 왔는지를 건축을 통해 보여준다. 제국주의 시기와 전후, 냉전과 버블 붕괴까지 이어지는 일본 현대사의 흐름이 건축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일본 건축이 단순히 전통 대 서구라는 이분법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적 태도 속에서도, 일본은 중국이나 한국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일본인의 기질과 시대 분위기, 그리고 건축가 개인의 성향이 어떻게 공간에 스며드는지도 보이게 된다.


또 하나 이 책의 장점은 시각 자료의 풍부함이다. 건축물의 외관 사진뿐 아니라 평면도와 단면도가 함께 실려 있어, 글로만 읽을 때 생길 수 있는 모호함을 많이 덜어준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독자를 배려하려는 태도가 느껴졌고, 생소한 용어들을 각주로 정리해 둔 점도 읽는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 좋았다.


다만 이 책은 고대나 중세 일본 건축, 혹은 아주 현대적인 일본 건축까지 폭넓게 다루기보다는, 근대화와 전후를 중심으로 한 시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 건축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전체 흐름을 간단히 알고 난 뒤 읽는 편이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빠르게 읽기보다는, 조용히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기에 더 어울린다. 읽고 나면 정답을 얻었다기보다는, 건축과 문화, 그리고 시간에 대해 생각해 볼 질문을 많이 남기는 책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건축을 통해, 그들의 역사와 사고방식을 조금은 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밀도 있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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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 바이블 - 생애 한 번쯤 걷고 싶은, 최신 개정판
진우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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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해외 트레킹 바이블을 처음 펼쳤을 때, 막연한 동경으로만 남아 있던 해외 트레킹이 조금은 현실적으로 다가왔어요. 사진으로만 보던 길들이 준비하면 쉽게 갈 수 있는 곳처럼 느껴졌달까요. 평소 가족과 함께 가벼운 산행을 즐기지만 해외 트레킹은 여전히 낯설게 느껴졌던 저에게 이 책은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안내서였어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트레킹 코스를 소개하는 방식이에요. 단순히 멋진 풍경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코스 선택부터 이동 방법, 숙소, 퍼밋 같은 현실적인 정보까지 차분하게 담겨 있어요. 특히 초보자도 참고할 수 있도록 난이도와 구간별 특징이 정리되어 있어서, 고민에 답을 주는 느낌이었어요. 괜히 용기를 북돋우는 말보다, 차분한 설명이 더 믿음이 갔어요.


사진 자료와 지도 구성도 인상적이었어요. 글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지도를 보며 위치를 확인하고, 사진을 통해 풍경을 미리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실제로 길을 걷는 듯한 흐름이 느껴져서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트레킹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런 시각적인 정보가 큰 도움이 된다고 느꼈어요.


꼭 힘든 코스를 가야만 의미 있는 여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속도와 체력에 맞게 길을 선택해도 충분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당장 떠나지 않아도 괜찮고, 지금은 책으로만 걸어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해외 트레킹 바이블은 화려한 여행을 꿈꾸게 하기보다, 천천히 준비하며 나에게 맞는 길을 찾게 해주는 책이에요. 해외 트레킹에 관심은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분들, 저처럼 언젠가를 마음에 품고 있는 분들께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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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 세계척학전집 1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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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이 책은 철학을 아는 척하기 위한 지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태도를 다시 배우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은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세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과 인간관계, 선택의 책임 앞에서 흔들릴 때마다 막연하게 품어왔던 고민들이 이미 오래전 철학자들의 질문이었다는 사실이 묘하게 위로가 되었다. 특히 철학자들의 결론을 단정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그들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용, 에피쿠로스의 쾌락 개념, 칸트의 정언명령 등으로 모두 지금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됐다. 욕심과 불안 속에서 더 많이 가져야만 행복할 것 같았던 나에게, 욕망을 줄이는 것이 오히려 평온에 가깝다는 에피쿠로스의 생각은 오래 남았다. 또 내 행동이 모두의 기준이 된다면 괜찮을까라는 칸트의 질문은 일상의 선택을 돌아보게 만드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기준처럼 느껴졌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사르트르와 하이데거의 이야기가 마음을 무겁게 했다. 자유롭다는 것은 결국 선택의 결과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말이 쉽게 넘길 수 없었다. 죽음을 의식하며 현재를 살아가야 한다는 하이데거의 관점 역시 바쁘게 흘려보내던 일상에 제동을 걸어주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철학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 스스로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정답을 주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철학이 여전히 어렵고 완전히 이해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흔들리는 순간마다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생각의 도구 하나를 건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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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매도할 것인가 - 이익매도, 손절매도, 공매도, 선물매도 알렉산더 엘더가 알려주는 매도의 모든 것, 개정2판
알렉산더 엘더 지음, 신가을 옮김, 오인석 감수 / 이레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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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주식 투자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언제 사느냐보다 언제 파느냐였다. 매수 버튼을 누를 때는 나름의 이유와 확신이 있지만, 매도 버튼 앞에 서면 늘 망설이게 된다. 조금 더 오를 것 같기도 하고, 지금 팔면 괜히 손해 보는 것 같고, 반대로 떨어질 때는 조금만 기다리면 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손절을 미루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내가 그동안 매도에 대해 거의 준비하지 않은 상태로 투자를 해왔다는 사실이었다. 종목을 고를 때는 나름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목표가나 손절 기준은 막연하게 결정해왔다. 하지만 저자는 매수 전에 이미 매도 계획이 끝나 있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감정이 개입되는 순간, 합리적인 판단은 거의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공감됐던 부분은 매도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의 문제라는 점이었다. 수익이 날 때는 잃기 싫은 마음이, 손실이 날 때는 인정하기 싫은 마음이 발목을 잡는다. 저자는 이를 손실 회피 성향, 보유 효과 같은 심리 편향으로 설명하는데, 이론이라기보다 내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이런 약점을 방치한 채 투자해왔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손절을 실패하는 것이 단순히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서라는 설명이 인상 깊었다. 미리 기준을 정해두고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매매 기록의 중요성이었다. 거래 이유, 감정 상태, 결과를 기록하라는 조언은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나의 투자 습관을 객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수익률보다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내 태도와 반복되는 실수라는 점을 인정하게 됐다.


매도 앞에서 늘 흔들리는 투자자라면, 이 책은 덜 후회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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