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백은선은 2012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가능세계』 『아무도기억하지 못하는 장면들로 만들어진 필름』 『도움받는기분』 『상자를 열지 않는 사람』, 산문집 『나는 내가싫고 좋고 이상하고」 「뾰」 등이 있다. 김준성문학상,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 P-1
난 버려졌어
흘러내리는 은빛
누가 날 갖길 원할까? - P-1
차가운 빨래를 주무를 때마다 떠오르는 이름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고 있는 소녀들 - P-1
술래잡기 중 하나둘씩 풀썩 쓰러지는 소녀들 - P-1
창틀이 벌벌 떨리고 날개가 한없이 투명해질 때
뚝
떨어지는 것
몰래 한 생각들 - P-1
이것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쌍둥이가 만나는 이야기다 사랑을 질병으로 여기던 시대의 이야기다 - P-1
다신 볼 수 없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 P-1
지금도 거느리고 다녀요. 등 뒤에 매달린 그림자. 시간의 입구이자 영원의 출구. 가리키면 투명하게 사라지는. 난 그걸 뭐라고 부를까 골몰하다가 문득 검은 손을 빨며놀던 밤이 생각나면 사무치게 그리운 게 있어요. 나조차믿을 수 없는 마음, 그 지옥이 사람을 내내 세워놓을 수 있다는 게 믿겨요? 엄마? - P-1
함께 본 영화에서 주인공은 고향을 떠나면서 편지를 썼는데, 의자를 찰리에게 주세요. 그림자는 내가 이해할 수있는 유일한 빛이었어요, 하고 이야기하잖아.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몰라. 그 하얀 의자가 어둠 속에서 차가워지는 밤에는 대체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걸까,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어. 무언가를 남기고 떠나간다는 사실은 잔인하고 또 절실해서, 기억되고 싶은 마음과 잊히고 싶은 마음 안에서 균형을 잡는 좋은 방법은 뭘까 고민했어. - P-1
물속에는 다른 세계가 있고 물속에서만 살 수 있는 생명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이상해. 끝없이 비좁아지는길을 걸으며 떠올린 노랫말.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나는 그게 뭔지 모르네. 아직 끝나지 않은 필름 속에서 다시 시작되어야만 하는 비극을 알 수 없어서. 얼굴을 온통지우고 다른 목소리를 흉내 낸다. 갈아타고 싶어. 무엇을? 몸을, 기억을, 그럴 수만 있다면 깨끗한 숨을 쉬며 문을 열수 있을 것만 같아서. - P-1
나는 다 감당할 수 있어요. 그리고 강아지를 키우게 해주세요. 그런 순진한 믿음은 때로 사람을 구할지도 모르지만, 의자에 앉아 흐느끼는 사람의 등을 영화는 롱 테이크로 보여주잖아. 불쌍한 찰리.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없는데 믿을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가장 깊은 물에 잠겨버리는찰리.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 P-1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누가 내 무엇을 가져갔는데 나는 그게 뭔지 모른다. - P-1
늘 내가 세 아이의 엄마라고 생각했지
경계를 만들고 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세 아이의 이름은 희망, 빛, 사랑
너희들이 나의 엄마다 이제 - P-1
나는 다른 것을 믿고 싶어 다른 것이 되어 다른 것을 보고 모든 걸 금세 망각하는 존재가 되어 - P-1
거기 멈춘 해골의 자장가 모래 위로 부서져 불꽃으로흩어지고 계속되는 계속과 멈춰 있는 멈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세계의 이명. - P-1
결국 금이 되지 않더라도 마음만으로도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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