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어. 그래서 그런가 봐. 깊은 관계가 너무 간절해" - P-1
"누군가의 마음을움직여서 ‘되어버리게‘ 만드는 일은얼마나 귀한가" 정이현(소설가) - P-1
"묵묵히 삶을 견디는사람들의 온기와페이소스가담뿍 담겨 있다" 박상영(소설가) - P-1
예소연2021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을 통해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사랑과결함》,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자매들》, 중편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가있다. 황금드래곤문학상, 이효석문학상우수작품상, 문지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 P-1
"우리는 단박에 알아봤어요. 중일 씨 살기 싫은 거. 나는 그럴 때마다 목숨을 바꾸고 싶어 난 진짜 살고 싶거든." - P-1
"역방향으로 타니 속이 좋지 않네요." 이중일이 말하자 진정희가 괄괄하게 웃었다. "그걸 이제 느끼다니." - P-1
"곧 죽을 사람한테 뭘 바라?" "내가 곧 죽을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건 뭔데?" "사랑이라고 생각하면 되잖아." - P-1
"근데 아빠한테 혼날 것 같은데요." "아빠가 중요해?" "중요하긴 하죠." "너 그건 알아야 돼." "뭐를요?" "지금 하는 사랑이 바로 네가 미래에 할 사랑이야." - P-1
모아는 회사에 있는 아홉 시간보다 퇴근 후 지하철에타 있는 한 시간이 더 싫었다. 낯선 사람들의 겨드랑이 사이에 낀 채로 내릴 사람과 탈 사람의 눈치를 보며 필사적으로 내 자리를 사수해내는 그 시간이. 천장을 향해 고개를삐죽 내밀고 있다 보면 숨도 잘 안 쉬어지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 손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하필이면바로 앞에 서 있는 아저씨는 정치 선전물 같기도 한 동영상을 이어폰도 없이 큰 소리로 틀어놓고 있었다. - P-1
저는 호박을 싫어하지만 아무도 그걸 몰라요." "왜 아무도 몰라요?" "그냥 먹으니까요." "싫어한다고 말 안 해요?" "안 해요." "왜요?" "싫어한다고 말하는 게 더 싫어서요." - P-1
"주눅 들어 보여요." "주눅 들었어요." - P-1
"잽을 받았으면 날릴 줄도 알아야지!" - P-1
나이를 먹으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은 늘어났는데, 나는 그 책임지는 일이 항상 무서웠다. 그래서 입사와 퇴사를 그렇게나 반복했는지도 모른다. 어떤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성과를 가져와야 하는 업무들은 늘 나에게 커다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도 무언가 찜찜한 느낌이 가시질 않았고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을때 상사나 대표로부터 어떤 질타를 받으며 느꼈던 모멸감같은 것들은 나의 숙면을 방해했다. - P-1
어떤 사람은 돈을 주고받는 관계에 서러움이 생길 일이뭐가 있느냐고 되물을 것이다. 하지만 가사 노동이란 게 그렇다. 하루에 반나절을 함께하면서 화투 치며 깔깔거리던오 할머니는 내가 설거지나 빨래를 할 때는 한겨울에도 기어코 찬물만 쓰게 했다. 변실금이 심한 당신의 속옷을 빠는일에 있어서도 그랬다. 물론 속옷을 빠는 것은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당장 실수를 저지른 노인을 앞에 두고 별도리가 있겠는가. 우연히 들여다본 뮤 할머니의 휴대전화에는 내 번호가 ‘아줌마‘로 저장되어 있었다. 서운했지만 할 말은 없었다. 할머니들에게 나는 집에서 일하는 아줌마가 맞으니까. - P-1
영화 <접속>의 주인공 수현과 동현은 채팅을 통해 처음 만난다. 1984년 당시 천리안을 통해 전자사서함을 개설할 수 있었고 이후 1996년에 유니텔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 P-1
"우리 여기서 삼치구이 먹었던 날 기억해?" "그때 나 생선가시가 목에 걸려서 죽을 뻔했잖아." "맞아. 그때 너는 막 바닥을 구르면서 괴로워하고 나는밥 한술 떠서 먹인 다음에 그것도 안 되니까 우왕좌왕하는데 근정이 널 일으켜서 배를 막 압박했잖아. 하인... "하임리히법." "맞아, 그거. 그때 네가 진짜 가운뎃손가락만 한 가시를뱉어냈어." - P-1
"자기 멋대로 사는 사람." "좋네." "뭐가 좋아?" "나도 어른이 되면 멋대로 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 "지금도 그렇게 살면 되잖아." "글쎄, 우리 집 망해서." 한 유학 플로 - P-1
토성은 물에 뜬다는 말이 있다. 평균 밀도가 물보다 낮기 때문이다. 물론 현실에서 그런 바다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토성을 담을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수영장이 있다면 물 위에 토성이 뜰 거라는 추정은 그저 심상한 사실일뿐이다. 태양계에서 손에 꼽힐 만큼 거대한 행성이 물보다밀도가 낮아 급기야는 물에 뜰 수 있다니. 아무리 거대해보이는 존재라도 내부가 성기면 가벼워지고 마는 것이 우주의 상식이라는 점과, 가벼움은 표류하고 부유하는 운명을 내포한다는 점이 인생의 주의점을 환기하는 것만 같다. - P-1
예소연은 엉뚱한 야심가다. 그의 소설을 읽다 보면이 작가가 웃기는 데 진심임을 느낄 수 있다. 잘 웃기기 위해궁리하고 있다는 것을. 냉소도 실소도 아닌, 그야말로 진짜웃음을 위하여, 그건 사실 불완전하고 결함투성이인 사람들, 온전히 포용할 수도 마냥 미워할 수도 없는 이들이 함께얼떨결에 피워 올리는 기적의 신호 같은 것이다. 정이현(소설가)《너의 나쁜 무리》는 다사다난한 삶의 한가운데에서 끝내서로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연대기다. 이들은서로를 이해하거나 구원하는 대신 그저 함께 흔들리기를선택한다. 그 치열한 동요의 기록은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도기어이 깊은 자국을 남기고야 만다. 박상영(소설가)나의 시대를 정조준하는 작가를 가졌다는 사실은 전쟁 같은세상에서 믿을 만한 무기 하나를 가진 것 같은 든든함을 준다. 나에게는 예소연이 그런 무기인 것이다. 박혜진(문학평론가)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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