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글쓰고 만드는 사람. 몇 해 전 우연히 야구팬이 된 뒤,
저녁마다 일희일비하며 살아가고 있다. 독일 문학과 프랑스 문학, 미술을 공부했고 사로잡힌 돌』,
『모나미 153 연대기』 등의 책을 썼다. 서울에서 독립출판 ‘돛과닻‘과 ‘안녕글방‘을 운영하고 있다. - P-1

야구에는 그런 읽기를 허락하는 여백과 사잇길이 무수히 존재한다. 아, 이 얼마나 서사적인 스포츠인가! - P-1

야구팬의 감정은 모순으로 가득하다. 어떤 팀은구단주가 재벌이라서 싫고, 어떤 팀은 구단주가 돈을안 써서 싫다. 지나치게 잘나가는 팀은 응원할 맛이안 나고, 너무 못하는 팀은 응원하는 일이 고역이다.
때로는 정말 사소한 이유로도 마음이 식는다. 이를테 - P-1

내향인도 야구장에 간다 - P-1

축구의 매력은 공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데 있다. 값비싼 장비도, 드넓은 경기장도 필요 없다. 그래서 빈자의 스포츠, 평범한 아이들의 놀이다.
그에 비해 야구는 장비도 시설도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다채로운 스포츠다. 포지션마다체형의 차이가 큰 건, 수행하는 일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야구는 던지고, 숨기고, 치고, 받고, 슬라이딩하고, 피하고, 밟고, 눈치 보고, 몰래 뛰고, 기다리고, 참고, 계산하고, 버티고, 점프하고, 달리고...
수많은 일이 겹겹이 얽혀 진행되는 스포츠다. - P-1

게다가 야구는 중간중간 짬이 많다. 이닝이 바발정 뀔 때마다, 투수가 교체될 때마다, 비디오 판독을 기다릴 때마다 팬은 숨고를 여유가 생긴다. 광고가 늘어날수록 방금 플레이한 선수를 마음껏 욕할 시간도덤으로 주어진다. 피겨스케이팅에도 그만큼의 짬이있다고 상상해보라. 빙판을 둘러싼 관중들 역시 트리플 악셀의 회전수를 트집 잡으며, 끝내 품위를 내려놓고 목청을 높일 것이다. - P-1

도루에 살고 도루에 죽고 - P-1

원클럽맨

프로 선수 생활 동안 한 번도 이적하지 않고 데뷔부터은퇴까지 한 팀에서만 활동하는 사람. - P-1

바닥으로 굴러간 실뭉치를 주워 들고, 풀린 실을 가만히 되감는다. 실을 감는다는 뜻의 영어 단어
‘와인드(wind)‘에는 원래 곡선의 궤적으로 무기를휘두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 양팔을 뒤로 넘기며 준비하는동작 역시 ‘와인드업(wind-up)‘이라 부른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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