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백규 1992년 대구에서 태어나 명지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4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네가 울어서 꽃은 진다. 어린이책 너의 장점은?』, 동인 시집 「한 줄도 너를 잊지 못했다」 「너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한다. 등이 있다. 텃밭시학상을 수상했다. 창작동인 ‘뿔‘로 활동중이다.
공무원 준비를 한다더니 사무직과 살며 아이도 낳았다는소식이 들려왔다
절벽
절벽이 있었다 절벽을 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절벽 앞에서절벽을 오르는 사람을 구경하는 절벽이 있었다 절벽을 깎는 절벽이 있었다 절벽의 손이 서늘해졌다 피지 않는 절벽이 있었다 부숴버리고 싶은 절벽이 있었다 초목 아래 새끼들을 숨긴 사슴은 절벽 끝으로 물이 차오르는 현실을 마주했다 바람이 흐르고 있었다 절벽 위에서 기다리는 것이 있었다 바람이 흐르고 있었다
해변을 따라 뒹굴며 해맑게 웃던 네가수면에 누워 쓸려다니던 마음이
너는 나의 빛너는 나의 파편너는 나의 호텔 욕실 핏자국
아름다운 날에는 아름다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매혈을 하고 왔다는 친구는 핏기 없는 몰골로 걷다가길바닥에 쓰러졌다스위치가 꺼지듯사람이 죽는다는 게 별일 아니구나순간이구나
고아원 담장에 박힌 유리병 조각들 사이로장미가 자라고 우울하지도 즐겁지도 않게 연애를 했다 비겁한 양아치들이민간인을 감금 폭행하고 흑색선전으로권력을 얻고 자리를 지키려 측근을 살해했다 그사이 부모를 등쳐먹은 우리의월세가 밀리고 클럽 골목에서 약을 던지고 대포폰을 쓰거나 중고차를 몰거나입실했다가 퇴실했다가 법원 재판장과 병원 접수처에여명이 스며들고 관에 누웠던행렬도 하나씩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선생이 아니라 스승이 되어준 건장하빈 시인과 김동원 시인이 처음이었다내가 천재라는 사람도 처음이라필요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자존심 세우다 망한 애 아르바이트 다섯 개 하는 애돈 안 내는 애친구 없는 애
여전히 욕하고여전히 담배를 말아서 피우고여전히 만취한 기분으로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지여전히 지역을 대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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