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잘 살기 위해 열심히 달렸을 뿐인데 어느새 피폐해진 자신을 발견하는 이들에게 《채근담》은 ‘삶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탁월한 방향키가 되어 준다. 정신없이 바쁜 일상에서 마음과 생활이 어지럽게 얽혀 있다면, 내 삶의 균형이 어디서 어긋났는지점검해 볼 수 있는 훌륭한 시작점이 될 것이다.
정희원(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산다

부끄럽지 않게 정직한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은
일시적으로 출세의 길에서 벗어나기도 하고불우한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반면,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고 아첨하는 자는
당장은 대접받으며 득의양양한 생활을 할지 몰라도
그것이 결코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한때 불우하고 고독할지언정
영원히 불쌍하고 처량해질 일은 피해야 한다.

능수능란한 처세술보다는
소박하고 우직하게 사는 것이 낫고,
지나치게 예의를 차리기보다는
투박하고 순진한 것이 더 낫다.

고수는 책략을 알아도 쓰지 않는다

곧은 의지는 담백한 생활에서 나온다소박한 음식을 먹고 검소하게 사는 사람은대개 청아한 마음을 지닌다.
반면,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지내는 사람은힘 있는 자에게 아첨하며 따르다가어느새 자신의 의지나 신념을 잃는 일이 많다.
의지는 욕심 없는 담백한 생활로 더욱 빛나고,
절개와 지조는 달콤한 맛과 아름다운 옷을 좇다가점차 잃어버리는 법이다.

시대와 사람에 알맞게 처신하라007세상을 지혜롭게 살아 나가려면시대의 흐름을 읽고 상대를 분별하여 행동하라.
평화롭고 안정된 시대라면자신만의 의지와 신념을 갖고 일관된 태도로 살아가고,
규칙과 질서가 다소 흐트러진 시대라면고지식하게 행동하기보다 유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
규칙도 질서도 다 무너진 시대라면일관된 의지와 신념을 가지면서도 유연성을 잃지 말고양쪽을 오갈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선인에게는 관대한 태도로악인에게는 엄격한 태도로 대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할 때는관용과 엄격함 두 가지를 아울러 지녀야 한다.

사람이 욕심이 과해지면곧은 의지나 신념이 꺾여 나약해지고이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너그러운 성격은 차갑고 잔혹하게 변하며깨끗한 마음은 더럽게 물든다.
결국 인간으로서의 품격이 땅에 떨어진다.
그래서 과거의 지혜로운 이들은무욕無欲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속세를 초월하여 살았다.

꾸미지 않음에서 우러나는 품격

가장 잘나가는 전성기에 물러나고,
남과 다툴 일 없는 곳에 자신을 둔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더 신중하게 행동하고,
보답을 기대할 수 없는 상대에게 더 힘써 베푼다.

권력에 빌붙는 사람은그 권력이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순식간에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
한편, 욕심내지 않고 고요하게 지내는 사람은오래도록 평온한 삶을 즐길 수 있다.

죽을 때와 병들 때를 늘 생각하라색욕이 불꽃처럼 격렬하게 타올라도병에 걸렸을 때를 생각하면 순식간에 식어 버린다.
명예나 이익이 아무리 달콤해도문득 죽었을 때를 생각하면 돌연 시시해진다.
항상 죽음을 의식하고 병들 때를 생각한다면온갖 욕망에 현혹되지 않고참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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