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향에 취하면서서로의 장래에 푼돈을 걸어가면서

너희는 도둑이다
나의 친구들이다

그대로 말해본다. 너는 죽었어.

복에 복을 더해 욕창이 생길 때까지나는 박사와 함께 다녔다

"폭탄이 터져 파인 땅에 사탕을 심으면 그 사탕 껍질에서 자본주의와 기독교가자라난다"
캐시 박홍, 마이너 필링스(마티, 2021)

시간이 갑니다가늘고 다정한 목소리로그걸 듣고 있으면 졸음이 쏟아졌다

지금 내 앞에는나의 아이가 있다속싸개 속에서손발을 움직이고 있다

물속은 편안하다지저분하다수건에는 물기가

무수한 인파 속으로흘러 들어갔다

버거킹에서 노인들이 마주 앉아 와퍼를 나눠 먹는다. 아이들이 바닥에 남은 햇빛을 디디며 부모에게 다가간다. 모든 것이 경쾌하게 어두워지고 있다.

깨지는 건 따로 있다바닥에서 조용히 치워지기 시작하는 것들은......

한낮의 동대문 종합시장은 현기증이 날 만큼 복잡하고소개받은 원단장수는카운터에 앉아 짜장면을 먹고 있다그에게서 올리브색 벨벳 세 마를 산다

일요일에 일하는 사람은더 많은 일요일을 본다

먼 곳을 바라보는 사람을보고 있으면안심할 수 있다고 했다

유람선은 멈춰 있다사람들은 웃고 있다

직박구리가 날아오르며내 이마를 관통한다네가 나의 앞머리를 뒤로 넘긴다두 갈래로 땋아준다

이새해의 시에는 얼굴이 있다. 몸이 없는 얼굴, 몸을 구하는 얼굴, 말해도 들어주는 이 없는 얼굴, 잊히는 얼굴(「특별인사만화속 캐릭터처럼 입을 찢고 표정을 지어 만드는 얼굴「뒤돌아보면, 훼손되어 본래의 모습을 알 수 없게 되는 얼굴, 그렇게 비워지는 얼굴(「우리의 것」). 그 가운데에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얼굴(「후원요청서), 한없이 기다리게 되는 얼굴(「그린빌」).

사람들은 매일 춤을 춰. 공원수 주위에 모여서 추고 페인트가벗겨진 옥상에서 춘다. 너는 파트너 없이도 췄다. 여름밤 거리에서췄고 눈 덮인 해변에서 줬지. 아무도 없는 방에서 팔을 흔들던네 모습을 나는 누워서도 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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