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거기 있다는 이유로숲을 불태우러 오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맡기러 오는 사람이 있고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다

"인간은 최초의 담벼락을 떠나지 못하도록 조립되었대요.
요즘 들어 신발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자주 보이네요."

타락죽은 우유로 만든 죽참회나 갱생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주황은 난색(色)이에요. 약동과 활력을 주는 색. 그는머잖아 내가 당근을 수확하게 될 거라 했다. 나는 내가 바라온 것이 당근이었는지 생각하느라 잠시 휘청했으나

비를 맞을 땐 비를 맞아야지

물빛은 물과 빛의 포개짐이지만물은 물에게로, 빛은 빛에게로 돌아갈 뿐이죠..

새는 매일 날아오고 매일 죽는다

밀가루 포대를 보면 뼛가루가 떠오른다

눈을 떴다 오늘도 살아남았다아침이다

잃은 것이 있는 사람에게는 무언가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나는 너의 왼팔을 가져다엉터리 한의사처럼 진맥을 짚는다.
나는 이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 같아.
이 소리는 후시녹음도 할 수 없거든.
그러니까 계속 걷자. 당근의 비밀을 함께 듣자.
펼쳐진 것과 펼쳐질 것들 사이에서,
물잔을 건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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