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를 몰고 고샅길을 간다.
큰집 소도, 작은집 소도 붉은 살구씨를 밟고 집에 들어몸을 뉘었다.

밤이면 빨치산들이 산을 내려왔다.

고기


우리 동네
앞강에서
놓친 고기는
다 크다.

해맑은 얼굴을 저문 강바람에 말렸다.

느시렁느시렁 걸어갔다가

그냥, 깐닥까닥 걸어 되돌아왔다.

텃밭무 구덩이 옆에장다리꽃 피었다사진사 찾아왔다수남이 누님,
요순이 누님,
삼순이 누님,
영자 누님,
순자 누님,

중학교 2학년 때 기성회비 못 내학교에서 쫓겨 와서보리 베는 어머니 앞에 서서어무이 돈 줘.
어제께 기성회비 안 냈다고 선생님한테 혼났단 말여.
얼마냐?
3천 원,

글자를 모른다고,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고 다 무식한 건 아니다.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다 무지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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