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네 말대로 지나갔으니까. 미래는 아직 오지도않았으니까. 그러니까 오늘만 생각해보면 죽고 싶은마음이 오늘 단 하루라도 해소될 수 있잖아."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지금이 숨이 막혔다. 부족한 숨을 가쁘게 쉬며 잠에 들었다.
올라갔다. 사는 게 이토록 힘에 겨운 걸까, 계단 하나오르고 혹시 나한테만 이렇게까지 가혹한 걸까. 다시계단 하나를 오르고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지, 계단을 또 올랐다.
사는 것은 살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일이었다. 잘 사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잘 사는 게 뭔지 몰라서 그렇지. 의식하지 않아도 살아있는 몸뚱어리는 살아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내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은.
그러니 살아있으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굶어 죽는 최후까지도 살아있을 수는 있는데 왜 자꾸만 죽음이 엄습할까. 내가 죽어서 기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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