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그런 것사랑은 그런 것

내 앞으로의 소망 하나는 자주 죽는 것

눈은 녹아서 벚꽃으로 피고요

벚꽃은 녹아서 강물로 흐르고요

강물은 얼어서 눈으로 맺히고요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
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던 적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
한 사람을 모방하고 열렬히 동의했던 적
나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조차 상실한 적마침내 당신과 떠나간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을
영원을 붙잡았던 적

오래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사이를 유지할 수는 없다

마당에는 잔디 사이사이 다른 풀들이 어울려 자랐다
먼 산 위의 녹지 않은 눈이 어느 정도의 빛을 반사해
작업실 창문 앞 너른 데를 지키고 있었다

누구든 마시게 하세요
바람을
또 바다를

태어날 때 흘린 눈물은
지금까지도 마르고 있는 중이다

공부를 다 하고도 가져갈 이불과 세간들이 있다 못해힘을 내어 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공부인가

인간은 연습한다

* 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서 ‘카우치 서핑(Couch Surfing)‘이라는 말로통하는 개념으로, 여행자가 원할 경우 자신의 집 거실 소파에서 재워주는 문화를 이른다. 낯선 사람들끼리지만, 원한다면 자신의 공간을 무료로 내주는 공간의 맞교환을 조건으로 한다.

‘~한 적이 있다‘라고 선언하는 것은 그 시간이 존재했다고 말하는 의례와 같다. 시간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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