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채로 음식을 먹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내 여자친구는 항상 나를 나무라지만 어차피 아침에는 크루아상뿐이라서 굳이 테이블에 식기를 늘어놓을 것도 없었다. 따스한 빵조각을 창틀에 뿌려주었더니 작은 새는 아주 조금 쪼아 먹어
"우울한 거 없어. 그저 얌전하게 있는 것뿐이야.‘
"놓쳐버린 친구들을 만날 전망은 있는 거야?"
작은 새는 물론 새장 같은건 사용하지 않는다.
"병이라는 건 하루 종일 누워 있어야 하는 거야. 어디에도나갈 수 없어. 종일 잠을 자고 아침저녁으로 약을 받아먹으면서 그냥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는 거라고."
"배도 타지 않았는데 공짜로 멀미가 나다니, 돈 안 드는 좋은 체질이네."
기억이라는 건 어떤 구조로 만들어져 있는 걸까.
"루, 루리비타키 37%(유리딱새)." 작은 새는 큐리(오이)라고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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