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언니가 있었다면 이불 속에서 소곤대고 킥킥대다 잠드는동화 같은 밤이 있었을까. 어떤 비밀을 털어놓아도 마음이 놓이는 행운을 누렸을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걸 알면서도‘자매‘라는 단어에 자꾸만 의미를 부여하고 마치 진짜 언니가 생긴 것처럼 착각하곤 했다. - 아무도 모르는 일 중에서
암혹은 꽤 단조로워 보이지만 그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선 가시권 내의 수많은 색이 필연적으로 동원된다. 정빛그림의 소설들은 이러한 상반된 사태의 본질을 적확하게 겨냥하며, 특유의 정서를 구축해낸다. 함께수록된 회화는 소설에서 구현된 일련의 사태를 재조명할 수 있는 신선한체험을 선사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런 지점에서 이 소설집은 이채로운갤러리를 방불케 한다. - 소설가 도재경
"인간은 왜 태어났을까?"
"뭐 틀린 말은 아니니까. 따지고 보면 늑대도 개과에속하잖아."
"그들은 누구에게나 친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