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이제 횡단한 뒤
해협이 천막처럼 퍼덕이오.

청댓잎처럼 푸른
바다

바다는 뿔뿔이
달아나려고 했다.

흰 발톱에 찢긴
산호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구르도록

연정은 그림자마저 벗자
산드랗게 얼어라! 귀뚜라미처럼.

나의 생활은 일절 분노를 잊었노라
유리 안에 설레는 검은 곰인 양 하품하다.

쾌청! 짙푸른유월(六月) 도시는 한 층계 더 자랐다.

바람 속에 장미가 숨고
바람 속에 불이 깃들다.

바람은 음악의 호수
바람은 좋은 알리움!

도회(會)에는 고운 화재(災)가 오른다.

난초 잎은차라리 수묵색.

난초 잎은춥다.

제비도 가고 장미도 숨고마음은 안으로 상장(章)을 차다.

사루마다 (3) : 팬츠 · 장방이

쥐나 한 마리 훔켜잡을 듯이
미닫이를 살포시 열고 보노니
사루마다 바람으론 오호! 추워라.

봄바람이 허리띠처럼 휘이 감돌아서서
사랑 사랑 날아오노니,
새새끼도 포르르 포르르 불려 왔구나.

제비 한 쌍 떴다.
비맞이 춤을 추어.

압천 십 리(里) 벌에
해가 저물어.....… 저물어.………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지구덩이가 동그랗다는 것이 즐겁구나.

조약돌도글도글・・・・・・
그는 나의 혼(魂)의 조각이러뇨.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감을밖에

오리 모가지는
호수를 감는다.


오리 모가지는
자꾸 간지러워.

겨울


빗방울 내리다 누뤼알로 구을러
한밤중 잉크빛 바다를 건너다.

간밤에 잠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 아침 바다는
포빛으로 부풀어졌다.

바다 위로
밤이
걸어온다.



하늘 위에 사는 사람
머리에다 띠를 띠고,

이 땅 위에 사는 사람
허리에다 띠를 띠고,

땅속나라 사는사람
발목에다 띠를 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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