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꽤
악착같이 들러붙을 때가 있다

사월은 아직도 혁명을 말한다


보고만 있어도 푸른 멍의 함성 소리

모순의
문 앞에서
자신을 도려내고

거부를
삼켜버리고 만
비정규직 계약서

계단을 헛딛다


발목이 휘청한다 세상도 휘청한다

나무도 기침을 한다

먼 들녘도 알아듣게

투박한 손등에 순수로 일구어 낸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숨겨둔 위로였다

내 귀는 작고 작아 마음도 늘 빈집이다
애써 귀 늘려도 또 다시 작아진다
뒤틀린 노래만 잠시 산허리를 감쌀 뿐

지상의 모든 꽃잎이 이력서를 내민 저녁

보일 듯 말듯
마음에도 틈이 보인다

나만의
일식으로
불쑥!
찾아오는 건망증

잘 익은 막걸리 속엔 후렴구만 짙게 핀다

몸이 걸어 나온다

내 안의 강도 저물고

황태

스무 번쯤 사시 되어 얼다 녹는 푸른 혼절

알긋멀긋 순간마다 터지는 꽃망울은
한낮의 거친 볼에 그늘을 키우고
그늘은
가난한 땅에서 더더욱 깊어진다

오늘도 울고 싶은 마음을 감추고
얼굴은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들

으흐흐
아흐흐허흐

가면이 수십 개다

사랑의 과장된 몸짓 어릿광대 입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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