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무엇도 할 수 없는 주체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선택하는것을 수용할 수는 있어도, 그것을 ‘전능함의 방어기제‘로 보는 것은정말로 누구의 시각에서 가능한 말인지 묻는다. 흙수저론, 죽창으로

기후 위기와 인류세86

다. ‘변화시키지 않으면 정말로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

것들 (쌤앤파커스, 2012)로 대표된다. 이 시기 에세이의 저자는 주로
‘사회적 기성세대‘이거나 ‘어른‘으로 불리는 사람이며 그들이 청년에게 전하는 치유의 메시지로서 에세이가 집필된다. 한편 어른- 멘토에의해 호명되는 ‘청년‘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니트족, 88만원세대, 3포 세대 등으로 표현된다. 이로부터 한 시대의 ‘주체‘를 호명하는 방식으로서 에세이가 일종의 징후성을 지니고 있음을 전제하고자 한다.

제일 중요한 건 통일보다 평화가 먼저라는 것이지요.

reset의 조건 re-set의 태도

‘리셋‘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욕망의 발현이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그러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사회구조의 쇄신을 요청하기보다는 삶의
‘처음‘으로 돌아가 기득권에 속하게 되기를 바라는 쪽에 가깝다. ‘리

갚을 것 갚고 낼 것 내고 뺄 것 빼면 소희 손에 남는 돈은 오십만원 정도다. 본희가 들고 튄 대출금 천만 원과 지금 사는 옥탑방 보증금으로 대출받은 오백만 원, 합계 천오백만 원이 앞으로 소희가 갚아야 할 빚이다. 대출상환금이 매달 사십칠만원 나가고, 옥탑방 월세가 사십만원 나간다. 교통비와 회사 식대를 합치면 이십만 원, 통신료와 공과금과 건강보험료 합이 십삼만원. (・・・・・…) 이전 매장에서 백육십만 원 받을 때도 매달 이십만 원씩 저금했으니까 이번 달부터는삼십만 원씩 저금해야 한다. ・・・・・…) 겨울이라 난방을 하니까 이만 원더 든다. 그러면 십팔만원 남는다.(「손톱」, 73쪽)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한 이십대 후반 1인 생활자를 예로 들어보자.
집을 구하려면 보증금이 필요하다. 수천 단위에서 억대까지 설정된보증금이 뚝딱 마련되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대출, 즉 ‘빚‘을 지는 것뿐이다(물론 빚을 지는 것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에 학자금 대출은 보통 추가적으로 얹힌다. 이쯤만 하더라도 알 수 있는 것은 얼마간의 돈이 없으면 몸 하나 누일 작은 방조차얻을 수가 없으며 그 돈은 빚이 아니고서는 구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인간의 존재를 규정하는 ‘외부적 조건‘이란 이른바 ‘물적 토대‘를의미하고 이것은 위의 인용에서 "物"로 표현되어 있다. 인용에 따르

내가 작업 차량을 고장 냈다나 폐차 직전의 차를 작업차라고 줘놓고는 타이어가 펑크 났네 어쩌네 하면서 차도 안 주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버스를 타고 다니라고 했어요. 나는 고혈압에다 당뇨까지 있는데 그 땡볕에 몇 시간을 걸었는지 몰라요. 가도 가도 통신주 안 보이지, 버스도 없지. 국장한테 전화를 했더니 그런 지리감도 없이 무슨일을 하느냐고 소리를 지르는 거 있죠. 그 산을 내가 걸어서 넘었어요. 내가 그만한 각오도 없이 여기까지 왔겠어요? (140쪽)

기존 월급의 80퍼센트 보장, 단일 직무 제공, 단 그곳에서 일하는동안에 그는 본사 소속이 아니라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해야 했다. 그럼에도 현장 업무가 모두 완료되면 본사 소속으로 복귀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176~177쪽)

자신이 지켜야 할 것들에만 충실한 삶.
그가 보는 건 그런 자신의 삶이 누군가에겐 너무나 차갑고 혹독했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일지도 몰랐다.(172쪽)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잠잘 때 조금만 움직이면/아버지 살이 닿았다/나는 벽에 붙어 잤다//(………)// 아버지는 가양동 현장에서 일하셨다/오함마로 벽을 부수는 일 따위를 하셨다/세상에는 벽이 많았고/아버지는 쉴 틈이 없었다//(……)//(……)/외근이라고 말씀드리면 믿으실까/거짓말은 아니니까 나는 체하지 않도록/누런 밥알을오래 씹었다//그리고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SPE상실의- 「비정규」 부분

He① 쓰는 일을 읽는 일을/게을리해도 아무도 벌하지 않고/생각을중단해도 누구 하나 위협하지 않는/더러운 책상 앞/(・・・・・…)// 남의땅이 흔들리는 일에 익숙해져간다/누군가의 선택이 어쩔 수 없는/운명이 되어 모두에게 돌아온다/(………)//(〮………)사랑, 무엇보다/사악한 흑심 알고 보면/이름 없는 나를 생각하며 천천히 연필심을 가는일/이게 모두 한마음이라니 // 도무지 장난칠 맛이 안 나는 날/밥 먹는 일을 등한히 하여도 누구 하나/엄포를 놓지 않는/임투도 등투도없는/더러운 책상 앞//(………)// 일이란 무엇인가/사람의 일이란 대체 무엇인가194- 「봄, 태업」 부분

그는 깃발에 적었다당신이 아이들에게 물려준 혐오가 모두를 망친다-마카벨리傳」 부분

열심히 일하길 바라네/자네는 고민이 많은 게 흠이라네 / 임금 체납이 불가피하고 나는/지하철 타고 무사히 출근했다「이리」 부분

무엇이세계에서문제일까 가끔 나는 내가 사라지는 꿈을 꾼다/내가 없는모든 게 평온해서- 병상」 부분

2) 문학이 지닌 정치성 또는 정치적 미학성 역시 이런 지점에서 확장적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제 텍스트를 중심으로 한 문학의 미학성이라는 것도 종래에는 정치성과무관한 것이 아닌데다 그러한 논의에는 ‘작품의 내적 원리‘만이 검토의 대상이 되는것이 아니라 작품이 발표되는 시대에 대한 해석과 그에 개입하는 독자의 존재 및 반응양상이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누구를 어떤 이유로 경계 바깥의 존재로 여기도록 만드는지 살피게 하는 동시에, 어디를 향해 어떤 태도로 삶을 이끌어나가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떤 상황을 알아서 피해주기를 굳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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