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누가 올지도 몰라 늘 밥을 넉넉하게 짓는 사람. 뉴스를 보다 자주 우는 사람. 공장 기숙사에서 홀로 천자문을 익힌 사람. 이모의 말에 따르면 학자로 살았어야 할사람, 가난한 집의 여덟 남매 중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가장컸지만 자기 차례가 영영 오지 않았던 사람.
사장은 바구니에 담긴 귤을 가리키며 공짜니까 가져가라고 했다. 귤들은 푸릇했고 점무늬가 있기도했지만 싱싱해 보였다. ‘비닐봉지 제공 불가. 손에쥘 수 있는 만큼만 욕심내기‘라고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 나는 누가 비닐봉지까지 달라고 하냐고 사장에게 물었다. 아주 양심이 불량하네, 하고, 맞장구를 칠 줄 알았는데 사장은 주방 쪽을 향해 "패마농주문허카 말카?" 하더니 "네네" 하고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사람들이 있고 그런 게 사람이죠." PA화 - 김금희. <복자에게> 중에서
쉬운 미움 대신 어려운 사랑을 배우고 싶다. 사랑이 가장 쉬운 일이 될 때까지. "그런 게 사랑이지." 말하게 될 날까지.
시골 마을은 작아서 ‘여서‘ 꺾어서, ‘저기‘ 교회가 보이는 길로 올라가는 게 어딘지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었다.
‘우리 같은 사람들‘과는 상관없다고 여겨지는 바로 그곳에 제자리처럼 깃드는 것. 그게 내가 아는 문학이라고.
럼 다시 배운다.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돕고, 힘든 사람이 힘든 사람을 돕고, 슬픈 사람이 슬픈 사람을 돕는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도울 수 있는 존재들이다. 그 사실
"철학자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은 《반딧불의 잔존》을통해 말한다. 오늘날 반딧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우리가 그것을 볼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어두운 곳에있지 못한 거라고. 그러니 반딧불을 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당연하게도 반딧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이상한 말이었다. 어떤것을 바라보기 위해 우리가충분히 어두워져야만 한다는 것은 그렇지만 뒤늦게 도착한 극장의 어둠 속에 서있을 때면, 이해하지 못한 영화 앞에서 잠들고 난 다음이면, 왠지 그말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장혜령, <사랑의 잔상들》 중에서
‘너덜겅‘은 순우리말로 ‘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비탈‘이라는 뜻
하루치의 삶에 할 수 있는 만큼 성실할 것. 동시에 결코 오늘의 기쁨을 소홀히 하지 말 것.
인숙 씨가 박스만 아끼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택배를 보낼 땐 마치 농산물로 테트리스를 하듯 빈 곳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사과가 맞닿아 생긴 빈자리엔 그보다 알이 작은 대추를 채우고, 그래도 남은 틈엔 강낭콩이라도 후드득 따와서 쏟아부어야 성이차는 식이다. 외딴집에 택배를 가지러 오는 기사님의 수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토록 오래 헤맸는데 그건그저 살아가는 일이었다니. M
산다는 건 용기다. 계속해서 내게 맞는 것을 찾고, 나를 웃게 만들 미래를 선택할 용기.
나는 이제 사는 데 시간을 쓰기로 했다. 이 말을 하게 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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