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마련하기 위해 제일 먼저 팔아치운 것은 결혼반지였다.

살아본 적 없이 죽는 존재도 있나요?

언제든 갈 수 있는 빈방이 있다는 것은 참 좋습니다.

책이 되지 못한 이야기들은 사멸한다. 눈처럼 녹아 사라지는 것이다. 아무런 기척도 없이, 흔적도 없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렇다면 이 모든 고통은 무슨 의미란 말인가? K는 왜그들을 만들었나?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아무도 원치 않는 이야기, 아무데도 가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쓰게 했나? 누가 그것을 승인했단 말인가? (162~163쪽)

‘아무도 원치 않는 이야기‘ ‘아무데도 가닿을 수 없는 이야기‘

책의 전부를 통째로 옮기는 일은 한 편의 작품을 쓰는 일이다.

"그래, 우리는 다리를 보게 될 거야Yes, we‘ll see the bridge.

1994년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서울의 도시적 성격을 어떻

경험을 소설로 만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해 한국전쟁, 근대화, ‘빨리빨리‘, 강북과 강남 달동네, 조선왕조,
풍수, 왕십리와 무학대사, 한강의 기적, 박정희, 트러스 구조, 대국민 사과, 교차 배정 금지, 애프터매스 같은 단어들이 필요했다.

성수대교는 1977년 4월에 착공하여 1979년 10월 16일에 준공되었다. 개통식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하여 정상천 서울시장과 함께 테이프를 잘랐다. 열흘이 지난 뒤 대통령은 암살되었고십오 년 후 같은 달에 다리는 무너졌다. 설계와 다르게 부실시공된 트러스 구조로 이어진 다리 상판 하나가 강 위로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서른두 명이 죽었고 열일곱 명이 다쳤으며 피해자 중다수가 거꾸로 추락한 16번 버스 승객들, 그중에서도 왕십리 무학여중과 여고 학생들이었다. 이후 서울시는 8차선 다리를 새로짓고 교육청은 한강 다리를 건너 통학하지 않도록 강남북 교차배정을 금지했다.

"지금은 인간의 영혼을 시험하는 시대다."
하지만 언제라고 그러지 않겠는가?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애들은 개나 고양이를 사달라 하고 집사람은 안 그래도 일이많은데 개든 고양이든 돌볼 여력은 없다고 단호해서요."
"그래서 앵무새를 산 게로군.‘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은 언제나 너무 무섭고 고통스럽다.

어떤 외국 작가는 반려동물로 닭과 함께 산디

그러고 보면 그 시절, 그녀에게는 틀림없이 앵무새가 전부였다.
앵무새에게도 그녀가 전부였고. (236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